Ⅰ. 최초판매이론
만약 저작권자의 배타적 권리로서의 배포권을 당해 저작물을 적법하게 판매한 후에도 계속 인정한다면, 저작물의 거래나 이용에 있어서 그 때마다 다시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아야하는 불편함이 있게 된다. 이러한 불편을 제거하기 위하여 저작권법 20조 단서에서 「다만, 저작물의 원본이나 그 복제물이 당해 저작재산권자의 허락을 받아 판매 등의 방법으로 거래에 제공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하여, 최초판매이론을 규정하고 있다.
저작권자의 배포권이 1회의 판매로써 소진된다는 원칙이라고 하여 권리의 소진원칙 또는 최초판매의 원칙으로 불리며, 미국, EU를 비롯한 각국의 입법이 이를 인정하고 있다.
권리소진의 원칙을 다시 제한하여 일정한 경우에 대여의 방법으로 배포하는 것을 금지시킬 권리를 저작자에게 부여하는 것이 대여권이다.
1. 최초판매이론의 의의
저작권자의 배타적인 권리는 저작물을 창작하고 배포할 경제적인 인센티브를 부여하거나(저작권의 인정에 대한 영미법적인 접근방법) 노동의 산물에 대한 보상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거나(대륙법적, 특히 프랑스의 접근방법) 무제한적인 것은 아니다. 배타적인 저작권이 무제한적으로 인정된다면 저작물을 배포하는 것에 대하여 오히려 부당한 장애가 될 것이고 저작권이라는 독점적인 권리와 이로 인한 저작물 배포의 제한되고 학문의 증진이나 문화의 발전이 저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저작자의 권리는 제한된다. 저작권자의 배타적인 권리 중의 하나가 배포권이며, 저작자의 배포권을 제한하는 원리가 바로 최초판매이론이다.
2. 최초판매이론이 적용되기 위한 요건
첫째, 판매 등에 의하여 저작물의 복제물을 소유하고 있어야 한다. 이 같은 요건은 최초판매의 원칙이 최초로 판매되는 저작물에 대한 완전한 가치를 저작권자가 보상받아야 한다는 기본원리에 입각한 것이다. 따라서 판매뿐만 아니라 증여나 기타 법원의 판결에 의한 소유권의 획득도 가능할 것이지만, 대여나 절도 등과 같이 단순히 점유만 하고 있는 경우는 이 요건을 충족할 수 없다.
둘째, 복제물이 적법하게 제작되었어야 한다. 따라서 해적행위에 의하여 제작된 복제물은 저작권자가 해적행위의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경우에도 최초판매이론에 의한 혜택을 받을 수 없다.
3. 이론적 근거
권리자가 지적소유권이 구현된 물건을 양도하면서 권리를 정당하게 행사함으로써 권리가 사용되었기 때문에 소멸되었다거나, 권리자가 양도 시에 적절한 보상을 받았기 때문에 계속하여 이익을 누리는 것은 부당하다는 점 등을 들고 있다. 이처럼 최초판매이론은 저작권자에 대한 보상과 공중의 이용권을 조화시키기 위해서 저작재산권을 일정 정도 제한하는 기능을 한다.
4. 역사적 배경
최초판매이론은 주로 영미법에서 쓰는 용어로서, 이에 관한 최초의 판결인“Bobbs-Merrill Co. V Straus, 210 US 339(1908)"의 영향으로 1909년 미국저작권법에 규정되었다.
한편 대륙법이나 국제협약에서는 "권리의 소멸“ 이란 용어를 쓰며(가령 UR/TRIPs 제 6조 등) 1906년 6월 16일의 독일제국법원 판결(RGZ 51. 139.149-Guajakol=Karbonal사건)이 유럽에서의 이에 관한 최초의 판결이다.
@미국의 최초판매이론에 대한 판례
(1) Bobb-merill 사건(최초의 사건)에서
법원은 “저작권있는 책의 매수인은 그 책의 재판매에 있어서 매도인의 “구속”을 받지 않고 그책을 판매할 권리를 가진다“고 결정하였다.
(2) snellenburg 사건에서 법원은
차기매수인이 저작권 표시가 된 페이지에 재판매 가격을 표시하여 그 가격이하로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려고 한 매도인의 시도를 거절했다. 그 표시는 다음과 같다:
이 책의 소매 가격은 정가 1달러이다. 어떤판매 상인도 정가이하로 판매하지 못하며, 정기이하로 판매하는 경우에는 저작권 침해로 볼것이다.
법원은 저작권법으로 “소매 가격을 규제”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3) Straus 사건에서 대법원은
저작자는 저작권 있는 저작물을 “판매”할 수 있지만, 최초판매 후 “다음 매수인”에 대한 차기 판매를 저작권법으로 통제할 수 없다는 최초판매이론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Straus 사건 법원은 ‘최초판매’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는 않았었다. 그 당시 까지 최초판매라는 용어는 존재하지 않았고, 여전히 저작권법에서도 사용되지 않았다. 그 용어는 1909년 저작권법에 관해서 언급하고 있는 하원보고서에서 처음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4) U.S. v Atherton 사건
최초판매의 존재여부에 대한 쟁점은 이 사건에서 특별히 중요성을 띠고 있다.
이 사건은 ‘장물’판매에 대한 유죄 평결이, 정부가 ‘Airport', 'The Way We Were' 과 같은 영화 인화를 최초판매하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이유 때문에 파기된 형사 사건이다.
Atherton 사건에서 법원은 최초판매이론은 다음과 같은 효과를 가진다고 재확인 했다
: 이와 같이 최초판매이론은 저작권자가 저작권 있는 저작물의 특정 복제물을 이전한 경우, 그 특정 복제물을 매각할 배타적 권리를 잃는다는 것을 조건으로 하고 있다. 비록 소유자의 다른 저작권(복제권 등) 은 그대로 남아 있을지라도 이전된 복제물을 매각할 배타적 권리는 매수인에게 있게 되며, 그리고 매수인은 그 복제물의 매각을 제한하는 계약을 위반하게 될지라도 연방법상 저작권에 의해 그 복제물의 차기 이전을 제한받지는 않는다.(United States v. Wise, supra, 550 F. 2d at 1187)
5. 저작권과 그 이외의 영역에서의 차이점
특허권자나 상표권자의 경우 최초판매이론의 효과로서 권리 전체를 잃게 되나 저작권자는 배포권만 잃게 되며 그 이외의 저작재산권과 저작인격권은 잃지 않는다는 점이다.
6. 최초판매이론에 대한 예외
최초판매이론이 무제한적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닌데, 이에 대한 제한으로서 논의되는 저작물은 음반 및 컴퓨터프로그램이다. 최초판매이론에 대한 제한은 저작자가 저작물의 2차적 시장에 대하여 가지는 이해관계를 보호해주기 위한 것인데, 음반 및 컴퓨터프로그램에 대하여 최초판매이론을 적용하게 되면 저작권자는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저작권법은 판매용음반 및 판매용프로그램을 영리의 목적으로 ‘대여’하기 위해서는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고 함으로써, 최초판매이론에 대한 예외를 규정하고 있다.
별도의 대여권을 인정하면 저작권자의 보호에는 충실하게 되나, 한편으로 저작물을 매수한 이용자의 입장에서 보면 대여행위가 소유권자로서 당연히 행사할 수 있는 권능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있고, 현실적으로도 도서관과 같이 대여를 목적으로 하는 곳에서는 심각한 혼란을 야기시킬 수도 있다는 문제가 있다.
이에 대하여 우리나라 저작권법은 제20조 단서에서 최초판매이론을 천명하면서 한편으로는 제21조에서 음반의 경우에는 원저작권자의 대여권을 규정하여 저작물을 양수받은 자의 저작권자의 허락 없는 대여행위를 금지함으로써, 새로운 기술발달에 따른 저작권 보호의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저작권법의 위와 같은 조항들도 판매용 음반이라고 최초판매이론의 적용요건을 한정적으로 규정하고 있어 현실적으로는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7. 최초판매이론 적용의 한계
이러한 최초판매이론은 저작권자의 배포권에 대하여만 적용되는 것으로서, 저작권자가 어떠한 저작물을 배포하였다고 하더라도 저작권자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복제권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즉, 최초판매이론이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어느 저작물을 양수한 자가 이를 새로이 무단 복제하는 행위는 허용되지 않으며, 따라서 PC 통신망을 통하여 저작물의 복제물을 송신하는 행위도 허용되지 않는 것이라 할 것이다. 왜냐하면, 현재의 기술로는 수신자가 수신을 받은 내용물은 송신자가 가지고 있는 원래의 복제물이 아니라 원래의 복제물의 복제물인 것이며, 송신자는 이러한 새로운 복제물 외에 여전히 원래의 복제물을 가지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초판매이론이 적용되는 것은 특정의 복제물의 물리적인 소유관계를 처분하여 현실적으로 점유의 이전이 이루어지는 경우에 한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멀티미디어 저작물의 경우에 있어서도 멀티미디어 저작물을 구성하는 여러 개의 저작물들 중의 하나를 원저작권자로부터 매수하였다고 하더라도 특별한 약정이 없는 한 저작물의 배포권자는 이러한 원저작물 또는 복제물을 그대로 이용할 것을 예상하고 있는 것이므로, 그 범위를 넘어서 이러한 저작물이나 복제물을 이용하여 새로운 형태의 멀티미디어 저작물을 제작하여 배포하는 것은 저작권자의 기대를 넘는 것으로서 최초판매이론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이라 할 것이다.
8. 병행수입과 최초판매이론
(1)의의
병행수입이라 함은 독점수입권자에 의해 당해 외국상품이 수입되는 경우 제3자가 다른 유통경로를 통하여 진정상품(즉, 외국에서 적법하게 상표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 자에 의하여 상표가 부착되어 배포된 상품)을 국내 독점수입권자의 허락 없이 수입하는 것을 말한다. 병행수입은 1995년 11월「지적재산권보호를 위한 수출입통관 사무처리규정」의 개정을 통해서 허용되었는데, 이를 허용한 이유는, 병행수입이 허용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시장이 개방되어도 국내시장에서 가격경쟁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고, 국내 공산품 가격의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보호에 도 반하는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병행수입이 허용되고 난 이후에도 병행수입품의 수입·유통 단계에서 독점수입권자들이 각종 불공정거래행위에 의해 가격경쟁과 서비스경쟁을 저해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는, 독점수입권자에 의한 불공정거래행위를 규제하여 병행수입상품의 수입·유통을 원활히 함으로써 당초 병행수입을 허용했던 취지를 살리고,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서「병행수입에 있어서의 불공정거래행위의 유형」(1997.7.28. 고시 제 1997.27호)을 고시로 제정하여 시행하였으며, 1998년에 이를 다시 개정하였다(1998.12.23. 고시 제1998.18호).
결국 병존 수입이 발생하는 것은 가격차별에 의하여 국외에서 판매되는 가격이 국내가격보다 낮은 경우에 발생한다. 국외에서 판매되는 가격에 수입비용 등 제반 비용과 수입자의 적정이윤을 합한 금액이 국내가격보다 싼 경우에는 병행수입이 발생할 수 있다. 병행수입은 국내가격을 떨어뜨려 소비자에게 이익을 주는 효과가 있다. 특히 사치품이나 고가품의 경우와 같이 국내가격이 매우 높은 경우에 가격차로 인하여 병행수입이 많이 발생하게 된다. 그러나 보증수리 문제 등으로 인하여 소비자에게 피해를 입히는 경우가 있으므로 반드시 긍정적인 효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진정상품은 정당한 상표권행사에 의하여 생산된 제품이고, 위조상품은 정당한 상표권 없이 생산된 상품이다. 이에 대하여 진정상품의 병행수입은 정당한 상표권의 행사에 의하여 생산된 제품을 수입하는 경우를 말한다. 병행수입된 진정상품을 회색상품이라고 한다.
위조상품은 상표권 침해를 하는 것이 명백하다. 병행수입된 진정상품은 진정상품이라는 점에서 보통의 위조상품과는 다르다. 그러나 수입국의 상표권과는 무관하게 생산되어 수입된 제품이라는 점에서 보통의 진정사품과 다르다. 따라서 병행수입된 진정상품을 어떻게 취급할 것인지가 문제가 된다. TRIPs는 진정사품의 병행수입에 대하여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국내적 문제로 간주하였다. 따라서 각국에서 자율적으로 입법을 하도록 하였다.
(2) 법적근거
1) 속지주의이론
상표권은 국가단위로 보호되어야 한다는 상표독립성의 원칙이 적용되므로 외국에서의 상표권성립은 내국상표권 여부나 내용을 판단하는데 있어 고려사항이 아니라고 본다. 이 이론하에서는 외국상표의 국내전용사용권자, 판매대리점 등은 소재국의 상표권의 보호를 받으므로 진정상품의 병행수입은 이러한 상표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보아 병행수입을 금지하는 논거가 된다. 그러나 국제적 독점을 조장하고, 수입국소비자의 부담을 가중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2) 권리소진이론
상표권은 상호권자의 상품동일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용권이므로 상품의 특징을 소비자에게 주지하는 기능을 한다. 이러한 주지기능은 상표권자가 최초로 시장에 판매하는 때 발휘되므로 상표권자의 독점적 이용은 이때 상실되는 것으로 본다. 최초판매이론이라고도 한다. 소진이론은 상표의 비지속적인 보편성으로 인해 국내외를 불문하고 적용되는 결과, 병행수입을 인정하는 유력한 논거가 되고 있다.
Ⅱ. 배포권
1.의의
배포권이란 저작물의 원작품이나 그 복제물을 일반공중에게 대가를 받거나 받지 아니하고 양도 또는 대여할 수 있는 독점ㆍ배타적인 권리를 말한다(제2조 제23호, 제20조). 배포권은 저작재산권의 하나로서 유형적 전파권이라는 점에 특징이 있다.
배포권을 인정함으로써 외국에서 제작된 복제물의 국내 반입을 용이하게 저지할 수 있고, 저작물의 유통을 시간적ㆍ지역적으로 한정함으로써 저작권의 효율적 관리가 가능하며, 배포권을 복제권과 분리하여 이전ㆍ행사할 수 있게 된다..
2. 입법례
배포권은 본래 복제권에서 유래된 권리로서 복제물의 판매지역ㆍ기간 등을 지정하여 저작물의 유통을 통제할 수 있는 권능을 가진다. 따라서 이를 복제권에 포함시키는 입법례가 있고 복제권과 분리하여 별개의 권리로 규정하는 입법례가 있다.
(1) 복제권에 포함시키는 입법례
일본 저작권법은 배포권이 복제권의 내용이라는 사고 하에 영화저작물의 반포권을 제외하고는 배포권을 인정하지 않으며, 베른협약도 배포권을 명시하고 있지 않다.
(2) 복제권과 분리시키는 입법례
1) 세계무역기구 무역관련 지적재산권에 관한 협정(WTO/TRIPs)은 베른 협약의 준수를 요구하면서도(제9조 제 1항), 컴퓨터프로그램저작물과 영상저작물에 대한 대여권을 별도로 규정하고 있으며(제11호), 권리소진의 문제에 대해서는 입장을 유보하고 있다(제6조). 그러나 최근에 체결된 세계지적재산권기구 저작권조약(WCT)은 제 6조에서 배포권을 명문으로 인정하고 있다.
2) 미국이나 독일은 배포권을 명문의 규정으로 인정하는 한편 소진이론이나 최초판매이론을 통하여 배포권이 합법적인 복제물의 판매를 제약하는 항구적인 수단이 될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다.
3) 우리나라의 경우 1957년 저작권법은 복제ㆍ배포의 권능을 발행권 속에 포괄하여 규정하였으나 현행법은 이를 분리하여 규정하고 있다.
3. 내용
(1) 행사
배포권은 저작재산권의 일부로서 저작자 또는 그로부터 배포권을 승계받은 자가 행사할 수 있다. 이 경우 제 8조 제1항 각호의 규정에 의한 저작자의 표시가 없는 저작물에 있어서는 발행자 또는 공연자로 표시된 자가 저작권을 가지는 것으로 추정되며(제8조 제2항) 공동저작물의 경우에는 배포권자 전원의 합의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이를 행사할 수 없다(제48조 제1항).
(2) 이전ㆍ소멸
저작재산권의 일부 양도가 가능하므로(제45조 제1항) 배포권만의 양도나 이용 허락이 가능하며, 배포권을 목적으로 하는 질권의 설정도 인정된다.
복제는 허락하되 배포는 할 수 없다는 조건을 붙이는 사례는 드물기 때문에 배포권은 복제권과 함께 행사하기 마련이지만, 복제와 배포가 분화된 경우에는 배포만의 허락이 가능하다.
(3) 배포권의 제한
1) 의의
저작권법 제 20조 단서에서 「다만, 저작물의 원본이나 그 복제물이 당해 저작재산권자의 허락을 받아 판매 등의 방법으로 거래에 제공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하여, 최초판매이론을 받아들여 배포권의 배타적 효력을 제한하고 있다.
2)제한이유
저작권법이 배포권의 행사를 제한하는 것은 첫째, 저작물이 적법하게 판매되어 경제적 이익을 본 이상 그 후의 저작권의 행사를 제한해도 저작권자의 정당한 이익을 불합리하게 저해한다고 할 수 없고, 둘째, 일단 적법하게 판매된 저작물의 거래와 유통에 원활 및 안정을 기하기 위함이며, 셋째, 저작물의 원작품 또는 복제물에는 소유권과 저작권이 경합하게 되므로 소유권자와 저작권자가 다른 경우 양 권리의 충돌이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3) 제한의 내용
① 문리해석상 ‘배포권자의 허락을 받아 판매의 방법으로 거래에 제공된’ 경우에 한하므로 배포권자에게 보상이 따르지 않는 증여나 무상양도의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견해가 있다. 그러나 본 제도는 저작물의 원활하고 안정적인 이용을 고려한 것이므로 무상증여나 무상양도 또는 법정허락에 의한 이용의 경우에도 저작물이 적법하게 배포된 이상 본 규정의 적용을 받는다고 볼 것이다.
② ‘그러하지 아니하다’ 고 규정하므로 제2조 23호의 해석상 재판매는 물론 타인에게 계속해서 대여하는 것도 가능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배포권의 제한이 복제물의 항구적인 대여 행사를 인정하고자 한 것은 아니므로 저작권법은 배포권 제한의 예외로서 제한적이나마 대여권을 인정하고 있다.
4) 배포권 제한의 예외로서 대여권의 인정
즉 2006년 개정 저작권법은 배포권자, 실연자 및 음반제작자에게 판매용 음반의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대여를 허락할 별도의 권리를 인정하였으며(제 21조, 제 71조, 제80조) 컴퓨터 프로그램보호법도 제 19조의 제 2항에서 판매용 프로그램의 영리를 목적으로 한 대여를 허락할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
5) 기타의 사유에 의한 배포권의 제한
기타 배포권은 저작물의 공정사용을 위한 경우, 예컨대 시사보도를 위한 이용(제26조) 등의 경우에는 저작재산권의 배타적 효력이 제한되므로 배포권의 행사로 제한된다.
4. 적용례
(1) 외국의 적용례
미국의 경우 첫째로, 플레이보이 엔터프라이즈 대 프레나 사건에서 프레나는 플레이보이사의 사진저작물의 무허가 복제본 배포를 용이하게 하는 사설 게시판을 운영했다. 즉, 일정요금을 지불한 프레나의 고개, 또는 프레나의 특정제품을 구입한 자에 한해 이용될 수 있는 사설 게시판에서는 여러 목록을 훑어보고 그로부터 고개의 개인컴퓨터에 사진을 다운받아 저장 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게시판 운영자인 프레나가 플레이보이 사의 저작물에 대한 배포권과 현시권을 직접 침해했다고 판시했다. 프레나는 자신이 직접 저작물을 게재한 것이 아니며, 저작물 침해사실을 알지 못했고, 또한 침해사실에 대한 경고가 나온 후 이를 통제하고자 노력했다고 항변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오히려 법원은 게시판 운영자가 “저작권 침해사실을 몰랐다고 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저작권 침해를 결정하는데 있어 침해의 의사는 요구되지 않는다. 침해의사나 침해사실의 인식은 저작권 침해의 요건이 아니다”라고 하여, 프레나에 대해 엄격한 책임을 적용하였다.
두 번째로는 Sega Enterprise 대 Maphia 사건에서는 마피아가 4백여명의 가입자에게 세가사의 비디오 게임을 배포하기 위해 사설 게시판을 이용함으로써 비롯되었다. 피고는 이용자들이 그 비디오게임을 다운로드 할 권리는 특정 요금을 지불한 자나 피고사의 하드웨어 장치를 구입한 자에 한해 부여했다. 법원은 전자게임 프로그램의 복제권 침해에 대해, 저작권 대상인 컴퓨터 프로그램을 게시판에 올릴 수 있도록 한 점에서 직접침해를, 그리고 시설, 설명, 안내 등을 제공함으로써 저작물의 복제에 대한 기여침해를 게시판 운영자에 대해 인정했다, 즉, 서비스 제공자가 정확하게 언제 침해 자료가 업로드 되거나 다운로드 되는지를 몰랐음에도 불구하고 기기, 방법, 지식, 장려 등을 제공함으로써 복제를 하는데 있어서 그들의 역할은 결과적으로 저작권 침해를 분담한 것으로 본 것이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서비스 제공자의 책임뿐만 아니라 시스템 관리자의 책임에 대해서도 판단하고 있다. 원고는 시스템 관리자가 허락받지 않은 파일을 업로드 하거나 다운로드했음을 입증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에게는 직접 침해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없으나, 시스템 관리자는 침해행위에 대한 인식이 있었으며, 침해행위를 유인했으며, 원인의 제공과 함께 실질적인 기여를 하였으므로 기여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2) 우리나라의 적용례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여러 곡을 짜깁기한 '컴플레이션 음반(편집음반)'은 음반제작 계약 당시 특약이 체결되지 않았다면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윤씨가 베이비복스 음반 1∼5집을 제작하기 위해 작사·작곡가들과 음원 이용에 대한 저작권 계약을 맺을 당시 편집음반에 대한 별도의 특약을 계약에 포함시키지 않은 이상 편집음반을 기획·제작하는 것은 윤씨의 음원 이용 권한에 속하기 때문에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지난해 5월 도레미미디어가 베이비복스 음반 1∼5집에 담긴 53곡 중 39곡의 히트곡을 선별해 3개의 CD로 나눠 편집음반을 내자 저작권 위반이라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이에 대법원은 음반제작자의 복제·배포권 및 음악저작물에 대한 이용허락의 범위에 대하여 저작권법 제2조 제7호, 제67조는 음(音)을 음반에 맨 처음 고정한 음반제작자는 그 음반을 복제·배포할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는 동시에 같은 법 제62조에서 음반제작자 등의 저작 인접권에 관한 규정이 저작권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해석되어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기에, 음반제작자의 저작 인접권은 음을 음반에 맨 처음 고정시키는 행위를 통하여 생성된 음반에 관하여 발생하는 권리로서 작사자나 작곡자 등 저작자의 저작물에 관한 저작재산권과는 별개의 독립된 권리이기는 하나, 저작인접물인 음반의 복제·배포에는 필연적으로 그 음반에 수록된 저작물의 이용이 수반되므로, 음반제작자 자신도 그 저작물의 저작재산권자로부터 이용허락을 받지 않으면 그 음반을 복제·배포할 수 없다고 하였다. 그리고 저작권법 제42조 제2항은 저작재산권자로부터 저작물의 이용허락을 받은 자는 허락받은 이용방법 및 조건의 범위 안에서 그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음반제작자와 저작재산권자 사이에 체결된 이용허락계약을 해석함에 있어서 그 이용허락의 범위가 명백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당사자가 그 이용허락계약을 체결하게 된 동기 및 경위, 그 이용허락계약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거래관행, 당사자의 지식, 경험 및 경제적 지위, 수수된 급부가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지 여부와 이용허락 당시 당해 음악저작물의 이용방법이 예견 가능하였는지 및 그러한 이용방법을 알았더라면 당사자가 다른 내용의 약정을 하였을 것이라고 예상되는지 여부와 당해 음악저작물의 이용방법이 기존 음반시장을 대체하는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것인지 여부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그 이용허락의 범위를 사회 일반의 상식과 거래의 통념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또한 음악청취 사이트에서 이용자들이 선택한 곡에 해당하는 컴퓨터압축파일을 스트리밍 방식에 의하여 이용자의 컴퓨터에 전송하고 실시간으로 재생되도록 하는 것이 저작권법상의 배포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하여 피해자는 별지 목록 기재 각 곡의 음원을 컴퓨터압축파일로 변환하여 이 사건 사이트 서버의 보조기억장치에 저장한 후 이 사건 사이트에 접속한 이용자들에게 이 사건 음악청취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신청인이 신탁 관리하는 음반제작자의 배포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였으나, 대법원은 저작권법상 '배포'라 함은 '저작물의 원작품 또는 그 복제물을 일반 공중에게 대가를 받거나 받지 아니하고 양도 또는 대여하는 것'을 뜻하므로(제2조 제15호), 사실과 같이 이용자들이 선택한 곡에 해당하는 컴퓨터압축파일을 스트리밍 방식에 의하여 이용자의 컴퓨터에 전송하고 실시간으로 재생되도록 하는 것이 저작물의 원작품이나 그 복제물을 일반 공중에게 양도 또는 대여하는 것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달리 피신청인이 배포권을 침해하였다고 소명할 만한 자료가 없으므로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그리고 실제로 엠씨 더 맥스의 3집 음반 '행복하지 말아요‘의 경우에는 인터넷 포털사이트 운영자가 음반제작자와 인터넷 방영용 콘서트에 관한 출연계약을 체결하고 그 콘서트의 홍보를 위하여 음반 출시를 앞둔 신곡(4곡)의 음원을 교부받아 그 음원 전체를 웹페이지에 게재하면서 미리듣기 형식으로 1분간만 재생되도록 기술적 조치를 취하였으나 그 음원 전체가 제3자에 의하여 유출되어 다른 웹페이지에 무단으로 게재됨으로써 음반제작자의 저작인접권이 침해된 사안에서, 위 운영자에게 음원의 유출을 방지할 주의의무를 위반한 과실이 있다고 복제권과 배포권의 위반을 들어 손해배상을 하라고 판시하였다.
Ⅲ. 대여권
1. 서설
저작재산권의 하나로서 인정되는 복제권은 저작권자가 저작물을 지배하는 대표적인 방법이나, 복제권의 경우 대부분의 입법은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를 저작재산권이 제한되는 사유중의 하나로 인정하여 왔다. 왜냐하면 복제 기술이 발달하기 이전의 복제는 일정한 시설과 규모에 의한 영리 복제만 존재하였으므로 이에 대한 규제로 충분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술의 발달은 복제기를 보다 싼값에 개인에게 보급할 수 있도록 하였고, 이러한 다수인에 의한 사적 복제는 소수의 영리 목적 복제 이상으로 저작권자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었다. 더군다나 음반이나 프로그램과 같은 저작물에 대한 대여가 성행하면서 사적 복제는 최초판매이론에 의해 저작권자의 배포권이 미치지 않는 저작물을 대여한 이후의 결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서 저작권자의 이익 회복 방법으로 원인행위인 대여 자체를 규제할 필요성이 생기게 되었다.
이에 따라 일단 최초판매가 이루어지면 저작권자의 배포권은 소진되기 때문에 적법한 양수인은 이를 재판매하거나 대여할 수 있다는 원칙을 수정하여 음반이나 프로그램 등에 대하여는 최초판매이후에도 여전히 저작권자가 그 대여의 허락이나 금지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권리인 대여권을 인정하여 최초판매이론 내지 권리소진 원칙의 예외를 인정하게 되었다.
2. 대여권에 관한 국제협약 및 입법례
(1) 서설
오늘과 같이 국가간 교류가 활발한 시대에 있어서 외국인 저작물을 보호해 주지 않는 것은 반대로 자국의 저작물이 세계시장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오므로 저작권제도의 존재 의의에 비추어 외국인 저작물의 보호는 당연한 결론이라 할 것이다. 나아가 그 방법에 있어서 보호질서의 조화와 통일을 추구하기 위해서 다양한 다자간 협약의 성립을 보았다. 이러한 국제협약은 종래에는 WIPO(World Intellectual Property Organization, 세계지적소유권기구)의 주관으로 성립, 운영되어 왔으나 지적소유권 보호와 무역 문제를 연계한 UR/TRIPs의 발효로 지적소유권 보호를 위한 국제규범은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였다.
한편 이러한 전세계적인 국제 규범과는 별도로 이해관계를 같이 하는 일부 지역 혹은 국가들은 각종 무역 장벽을 낮춤으로써 무역상 이익을 도모하는 경제블록화를 추구하였는데 이에 관한 기초협정에서 상호간에 지적 소유권에 관한 공통된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2) 국제협약
가. 베른협약
베른협약의 정식 명칭은 ‘문학적 및 미술적 저작물의 보호에 관한 베른협약(The convention for the Protection of Literary and Artistic Works)'으로서 1886년 체결되어 1887년 발효된 저작권에 관한 최초의 다자간 협약이다. 그동안 2회의 추가와 5회의 개정을 거쳤고 2002.4.15.기준 가입국은 149개이며 우리나라는 1996년.6.21.WIPO에 가입신청하여 1996.9.21. 효력이 발생하였다.
베른협약에는 대여권 관련규정이 없지만 UR/TRIPs에서 세계저작권 협약보다 전반적인 보호수준이 높은 베른협약을 준용하도록 하고 있어 저작권의 국제적 보호를 위한 기본적 기준이라 할 것이다.
나. 세계저작권협약
베른협약은 개정을 거듭하면서 보호의 수준이 높아져 개발도상국들이 가입을 꺼리게 되었고 이에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네스코 주관으로 새로운 협약의 초안이 마련되어 1952년 제네바에서 열린 외교회의에서 체결되어 1955년 발효하게 된 것이 세계저작권협약(Universal Copyright Convention, UCC)이다.
세계저작권협약은 보호의 수준을 베른협약보다 낮게 그리고 추상적으로 규정함으로써 많은 나라의 가입을 유도하였다. 따라서 당연히 대여권 관련규정이 없다. 베른협약과의 내용상 중요한 차이점 중 하나는 저작물 소급 보호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 로마협약
로마협약의 정식명칭은 ‘실연자, 음반제작자 및 방송사업자의 보호를 위한 국제협약(Rome Convention for the Protection of Performers, Producers of Phonograms and Broadcasting Organization)'으로서 저작인접권을 보호하기 위한 대표적인 조약이다. 이는 1961년 로마에서 열린 인접권조약 외교회의에서 체결되어 1964.5.18.발효되었고, 2002.7.15. 현재 가입국은 69개국이며 우리나라는 아직 가입하지 않고 있는데, 로마협약은 대여권에 관하여 명시적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라. 제네바협약
일명 음반협약인 이 협약의 정식 명칭은 ‘음반의 무단복제로부터 음반제작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네바협약(Geneva Convention for the Protection of Producers of Phonograms Against Unauthorized Duplication of Their Phonograms)'으로서, 복제기술의 발달로 무단 복제가 성행하자 이를 규제하기위해 1971.10.29. 제네바에서 유네스코와 WIPO가 공동 주최한 국제회의에서 채택되어 1973.4.18. 발효되었다. 2002.7.12. 기준 가입국은 68개국이고 우리나라는 1987.7.10. 가입하였다. 음반협약은 대여권 규정을 두고 있지는 않고, 주된 목적은 음반의 무단복제 및 후속 행위로부터 음반제작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마. UR/TRIPs
1) 출범경위
세계저작권협약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적소유권 관련 협정은 WIPO가 주관하여 왔으나 지적소유권이 무역문제와 연관되고 이에 대한 선진국과 기타 국가의 이해의 대립을 WIPO가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함으로써 1986년 GATT 우루과이 라운드에서 이에 대해 본격적으로 다루어 졌다. 결국 대부분의 ‘남북대립’문제가 선진국 주장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타결된 TRIPs를 포함한 우루과이 라운드 협정은 2002.1.1. 현재 회원국이 144개국으로서 우리나라는 출범시부터 회원국이다.
2) 관련규정
① 대여권일반
UR/TRIPs는 회원국에 대해 프로그램과 영상저작물에 대해서 대여권을 인정할 것을 요구하나 후자의 경우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영상저작물의 경우 대개 1회의 이용이 일반적이므로 사적 복제가 성행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우리나라나 미국 등 대부분의 국가가 대여권을 인정하지 않는다.
② 저작인접권자의 보호
UR/TRIPs는 저작인접권자 보호와 관련하여 로마협약의 유효성을 보장할 뿐 실체적 규정은 수용하지 않고 별도 규율하고 있는데 특히 로마협약과는 달리 음반제작자에게 대여권을 인정하고 있다.
바. WIPO 저작권 조약 및 실연․음반 조약
1996년 WIPO 주도 하에 채택된 두 조약은 PC와 인터넷이 보편화되기 전에 마련된 국제적 보호의 틀을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디지털환경에서 저작권자 혹은 저작인접권자의 권리를 한층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WIPO 저작권 조약(WIPO copyright treaty. WPPT)은 각각 저작권에 관한 기본 조약인 베른협약과 저작인접권 보호의 기본 조약인 로마협약을 개선, 대체할 목적으로 만들어 졌다. 두 조약은 회원국이 30개국이 되어야 효력이 발생되기로 되어 있었는데 이에 따라 WIPO 저작권 조약은 2002.3.6.부터 WIPO 실연․음반 조약은 2002.5.20.부터 시행되었고 두 조약 모두 2002.7.25. 현재 회원국은 37개국이다. 우리나라는 2004.3. WIPO에 기탁서를 제출함으로써 2004.6.부터 조약가입국으로서 준수의무가 발생하였으며, WIPO 실연․음반 조약에는 아직 가입하지 아니한 상태이다.
(3) 입법례
가. 미국
1) 대여권의 도입 배경
저작물 매체의 소유자는 최초판매이론에 의해 다시 판매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대여 등의 방법으로도 처분할 수 있고 실제로 미국에서 1983년경에 음반가게의 대여 행위는 음반산업의 존립을 위협할 정도였다. 즉 며칠 동안 1 내지 2 달러 가량의 대여료를 받고 음반을 대여하면서 동시에 공테이프를 판매하였으므로 대여받은 자는 대부분이 복제를 위해서 대여받은 것이고 그 결과 당연히 음반 판매 감소를 가져왔다. 이에 의회는 음반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Record Rental Amendment 1984'를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음반과 같은 상황을 겪고 나서 ’Computer Software Rental Amendment Act 1990'을 제정하였고 이에 따라 저작권법이 개정되었다.
2) 대여권 관련 규정의 검토
우선 대여권 인정 대상으로, 대여할 경우 필연적으로 사적 복제를 유발하는 음반과 프로그램에 한정하고 있다. 또한 금지 대상은 상업적 영리 목적 대여인데 이와는 별도로 공공도서관 등의 비영리 대출 행위에 대한 상세한 면책규정을 두고 있다. 다음으로 대여권자와 관련하여 음반의 경우 저작인접권자인 실연자나 음반제작자를 대여권자로 명시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미국 저작권법은 저작인접권 개념이 따로 없으므로 음반을 저작권 테두리 내에서 보호하고 있다. 따라서 음반 대여권자로 미국 저작권법이 규정하는 ‘녹음물의 저작권자’란 음악저작물의 창작자, 실연자, 음반제작자 중 누구를 뜻하는 것인지 이론상 문제되나 음반 저작권자를 음반제작자로 보는 규정에 의해 입법 해결하였다. 이러한 배경에는 음반이 제작되기까지 나머지 관여자들은 적정한 보상을 받았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프로그램의 경우 일상생활에 넓게 사용되고 있는데 그 중 프로그램이 기계의 작동을 위해서 설치된 자동차, 게임기, 가전제품 등에 대해서 프로그램 대여권이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므로 이에 대해서는 대여권의 행사가 제한된다.
대부분의 입법에서 대여권을 배타적 허락권으로 하는 경우 무단 대여는 형사적으로 범죄가 되나 미국 저작권법은 민사상 구제만 허용할 뿐 형사적으로는 면책됨을 규정하고 있다.
3) DMCA의 발효
미국은 1998년 10월 28일 새로운 기술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의 저작권법을 개정하는 ‘Digital Millennium Copyright Act(DMCA)'를 시행하였다. DMCA는 크게 다음 4가지 내용, 즉 첫째 WIPO 저작권조약과 실연, 음반조약을 이행하기 위한 규정, 둘째 온라인 저작권침해에 대한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의 책임 제한에 관한 규정, 셋째 컴퓨터의 유지, 보수에 관한 면책, 원격교육에 대한 저작권의 제한, 도서관과 기록보존소 등의 면책 등에 관한 규정, 넷째 독창적인 선체디자인의 보호 규정 등을 담고 있다. 특히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의 책임 제한에 관한 규정은 기존에 특허법에서 빌어 온 기여책임이론으로 책임 여부를 판단하던 것을 대신하여 상세한 규정을 둠으로써 좋은 입법례가 될 것이다.
나. 일본
대여 현실에 있어서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업계가 피해를 우려하여 대여를 인정하지 않고 있고 음반 대여의 경우 외국 음반에 대해 대여권이 인정되고 외국 음반의 권리자가 최초 판매로부터 1년 이내 음반 대여를 허락하지 않음으로써 업계가 타격을 받기는 하였으나 음반 대여업이 성행하는 유일한 선진국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대여권 규정의 특성을 보면, 첫째로 대여권 인정 대상 측면에서 종래에도 영화저작물에 대해 반포권을 두고 있었으나 음반 대여 산업을 계기로 도서 및 잡지를 제외한 모든 저작물에 대해 대여권을 도입하였다가 다치 최근 개정을 통해서 도서, 잡지에 대한 유보 조항을 폐지함으로써 사실상 모든 저작물에 대해 대여권이 인정되게 되었다. 따라서 대부분의 입법에서 별도로 규정하는 프로그램도 당연히 포함되는 것인데 일본저작권법은 이를 명백히 하기 위해 1985년 개정으로 저작물 예시 조항에 ‘프로그램 저작물’을 추가하였다. 둘째로 대여권의 성질에 있어서 저작권자에게는 배타적 허락권으로서 대여권을, 실연자 및 음반제작자에게는 상업용 음반이 최초로 판매된 날로부터 1년까지는 배타적 허락권을, 그 이후에는 채권적 보상청구권만을 인정한 것이 특징이다.
다. 영국
우선 대여권의 대상은 녹음물, 영화, 프로그램이다. 녹음물이나 영화의 경우 누구를 배포권자로 할 것인지에 대해서 미국 저작권법과 마찬가지로 제작자를 저작자로 본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따라서 실연자는 대여권자에서 제외된다, 그리고 대여 허락 강제제도를 두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라. 독일
이전의 독일 저작권법은 대여에 대해서 저작권이 미치지 아니함을 규정하였으나 1965년 개정 저작권법은 다른 나라와 달리 일찍이 대여권을 도입하였으나 권리의 성격이 채권적 보상청구권이라는 점이 특별하다.
그 후 1972년 개정 저작권법은 대여권의 성격이 채권적 보상청구권인 점은 마찬가지이나 공공대출권을 저작권법에 수용하여 저작자에게 보상청구권을 인정하고 있는 점이 특색이다. 1995년 개정을 통한 독일 저작권법상 대여권의 특색은 첫째, 이전의 채권적 보상청구권 성격을 탈피하고 다른 대부분의 입법례와 마찬가지로 배타적 허락권 방식을 취하였다는 것이다. 즉 최초판매에 의해서도 배포권 중 대여권은 소멸되지 않음을 명시하고 특히 저작자가 허락권으로서 대여권을 제작자에게 부여하였더라도 채권적 보상청구권으로서 대여권은 포기될 수 없다고 한 점은 독일만이 가지는 특이한 제도이다. 또한 프로그램에 대한 권리자, 실연예술가, 음반제장자의 배타적 대여권 규정을 별도로 두고 있다. 둘째로 개정 전과 마찬가지로 공공대출권을 저작권법상 채권적 보상청구권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허락권으로서 대여권의 대상은 독일 저작권법에 특유한 “건축저작물이나 응용미술저작물, 고용 혹은 도급관계의 의무를 이행하는데 이용될 목적만으로 제작된 것”을 제외하고 모든 저작물이다.
이후 2002년 저작자계약법의 시행으로 유럽 선진국에서도 창작자가 이용자와 저작물 이용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저작자계약법이 요구되게 되었다.
3. 우리나라의 대여권제도
*저작권법 제21조(대여권): 제20조 단서의 규정에 불구하고 저작자는 판매용 음반을 영리를 목적으
로 대여할 권리를 가진다.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 제19조: 제1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판매용 프로그램을 영리를 목적으로 대여하
는 경우에는 프로그램 저작자 또는 프로그램 배타적 발행권자등의 허
락을 받아야 한다
(1) 대상
가. 음반
우리 저작권법이 대여권을 인정하는 음반에서 ‘음’이란 ‘음악저작물’에 한정되는가에 관하여 우리 저작권법은 명시적 언급이 없다. 그러나 자연의 소리 등의 효과음을 인위적으로 창출하여 저작권법이 요구하는 창작성이 있는 경우 보호필요성이 있고 저작권법 이외의 제도로는 마땅한 보호방법이 없으므로 ‘음반’이 대상으로 하는 ‘음’은 ‘음악저작물’에 한정되지 않는다고 본다.
다음으로 음반과 영상저작물의 한계 문제이다. 우리 저작권법은 음반에 대한 정의 규정에서 음이 영상과 함께 고정된 것을 제외하고 있다(제2조 제6호). 이 점은 미국․일본 저작권법이 마찬가지이나 영국 저작권법(제5조 제1항)은 이러한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따라서 음악저작물의 실연자들이 실연을 녹음함에 있어 실연 장면을 연속적인 영상으로 함께 수록하는 경우에는 음반만에 적용되는 보호규정의 적용을 받을 수 없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매체의 경우 통상적인 영화저작물과 달리 영상은 부수적인 것이고 주된 것은 음이라고 할 것이므로 음반에 대한 보호규정을 배제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따라서 영상과 함께 고정되었다고 해서 일률적으로 음반에서 배제할 것이 아니라 음의 재생만으로도 독립한 유용성이 있는 경우 음반으로 보호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나. 컴퓨터 프로그램
1)영상저작물과의 중첩
우리 저작권법상 ‘영상저작물’은 「연속적인 영상(음의 수반여부는 가리지 아니한다)이 수록된 창작물로서 그 영상을 기계 또는 전자장치에 의하여 재생하여 볼 수 있거나 보고 들을 수 있는 것」이다(제2조 제13호).
한편 프로그램 저작물에 해당하는 ‘비디오 게임’이 영상저작물에 해당하는지가 문제되나, 영상저작물에서의 연속성은 화면이 변하지 않는 사진저작물과 대비되는 개념 요소이므로 여기에 일정한 순서라는 요건을 요구할 근거가 없으며 남은 과제는 창작성의 문제라고 할 것이다.
2)예외 인정의 필요성
오늘날 프로그램은 PC나 노트북 컴퓨터에서만 쓰이는 것이 아니다. 가령, 항공기, 선박, 자동차 등의 항법장치나 진단장치, 가전제품의 원격제어를 위한 네트워크 연결(Home-Lan) 등 그 활용 범위가 계속 확대되어 가고 있다. 그런데 소위 ‘렌트카’ 사업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보편적인 영업활동인데 여기에 장착된 프로그램이 판매용 프로그램이라면(PC와 ‘번들’로 공급되는 운영체제 프로그램이 판매용 프로그램인 것과 마찬가지로) 자동차 임대시 이에 장착된 프로그램도 같이 대여되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나 프로그램에 대한 대여권이 이러한 영역에까지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에 국제협약이나 일부 국가의 입법(가령 미국 저작권법 제109조)은 이에 대한 예외 영역을 두고 있는데 향후 우리 법률의 개정시에 고려할 만하다.
<참고> 미국 저작권법 109조(배타적 권리에 대한 제한: 특정 복제물이나 음반의 이전에 관한 효력) (b)항을 비롯한 이하의 관련 조항들은 음반과 컴퓨터 소프트웨어의 상업적인 목적의 대여제한에 관해 기술하고 있다. 그러나 음반(그리고 음반의 방송)과 소프트웨어를 제외한 다른 저작물에 대해서는 별도의 대여금지 혹은 허락에 관해서 규정하지 않고 있다.
(미국 저작권법 109조 (a)항은 판매소진이론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저작물 및 그의 복제물의 합법적인 소유자(판매방식으로 구입한자)는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매각 또는 처분할 수 있다. 여기에는 대여 또한 배포의 한 가지 방식으로 허용된다고 볼 수 있으며, 이에 관하여 (b)항이 음반 및 소프트웨어에 대한 예외조항을 기술하고 있는 것이다.)
다. 판매용
우리 법률이 대여권을 인정하는 대상은 “판매용” 음반 혹은 프로그램이다. (이와 관련하여 일본 저작권법은 “상업용”음반이란 용어를 쓰고 있으며(제95조의3) 미국․영국 저작권법은 단순히 “음반(sound recording)"이라고 하고 있다.) 대여권을 포함하는 배포권은 권리자의 경제적 이익 창출 수단이므로 대여권 인정 대상을 판매용 음반에 제한한 것이다.
(2) 권리자
가. 음반
1) 실연자, 음반제작자
우리 저작권법은 실연자와 음반제작자를 음반의 대여권자로 인정한다. 다만 저작권법은 실연자에게 그의 실연이 녹음된 음반에 대해 배포권은 인정하지 않고서 대여권만 인정하고 있는 바, 배포권을 인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대여권만 인정하는 것은 우리 저작권법의 논리에 맞지 않는다. 애초에 배포권을 인정하지 않은 것은 무단 복제․배포 행위에 대해서는 복제권의 주장만으로 구제가 가능하고 허락에 의한 복제의 경우 복제 계약의 이행으로써 실연자가 보상받는 대신 배포권은 음반제작자가 행사한다는 것이 우리 저작권법의 전제이다. 따라서 최초판매로도 소멸하지 않은 배포권은 음반제작자만 갖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2) 저작자
나. 컴퓨터 프로그램
1) 프로그램 저작권자
프로그램저작권자란 프로그램을 창작한 자로서(컴퓨터프로그램 보호법 제2조 제2호, 이하 법명 생략) 프로그램저작권은 프로그램이 창작된 때로부터 발생하며 어떠한 절차나 형식의 이행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제7조 제2항). 창작한 자가 불명확한 경우에는 원프로그램이나 그 복제물 또는 프로그램을 공표함에 있어서 프로그램 저작자의 실명 또는 이명이 일반적인 방법으로 표시된 자가 그리고 이러한 표시가 없는 프로그램의 경우에는 그 공표자 또는 발행자가 프로그램저작권을 가지는 것으로 추정한다(제4조). 한편 소위 업무상 창작한 프로그램은 계약이나 근무규칙 등에 달리 정함이 없는 한 법인 등을 저작자로 한다(제5조). 2인 이상이 공동으로 창작하고 각자가 이바지한 부분을 분리하여 이용할 수 없는 프로그램의 저작권은 공동으로 창작한 자의 공유로 하며, 이 경우 대여권은 공동저작권자 전원의 합의에 의하여 행사하여야 한다(제11조 제1항, 제2항). 외국인은 대한민국이 가입, 체결한 조약에 따라 보호되므로 원칙적으로 내국민대우를 받으나(베른협약 제5조 제1항) 예외적으로 상호주의에 의할 수 있다(제6조 제1항, 제3항).
한편 프로그램저작권은 전부 또는 일부를 양도할 수 있으므로(제15조) 대여권을 포함하는 배포권 혹은 발행권을 양도받은 자는 대여 허락에 관해서는 배타적 권리자로서 프로그램저작권자이다.
2) 배타적 발행권자
프로그램저작권자는 그 저작권에 대하여 독점적으로 복제․배포할 수 있는 배타적발행권을 설정할 수 있는데(제16조) 이 경우 프로그램에 대해 대여를 허락할 수 있는 배타적 권리자는 설정자인 프로그램저작권자에 우선하는 배타적발행권자이다. 배타적발행권 설정제도는 저작권법의 출판권 설정제도(제54조 이하)에 대응한 것으로 2000.1.28 개정시 신설되었다.
4. 대여권 제도의 확대 여부
(1) 도서 및 영상저작물의 특수성 고려여부
우리나라의 경우 도서(특히 만화) 및 영상저작물에 대하여는 대여업이 성행하여 대여가 판매시장을 대체하고 있음에는 의문이 없다. 그런데 대여권 도입의 배경이나 국제협약, 각국의 입법례에서 살펴보면, 전통적으로 대여권은 주로 대여 후의 광범위한 사적복제를 유발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저작권자의 권리를 침해하게 된 주로 음반과 프로그램, 혹은 영상저작물 중심으로 대여권 도입이 논의되었고, 음반과 프로그램대여가 성행하였던 미국의 경우 음반과 프로그램에 대하여만 대여권을 인정하였다. TRIPs협정에서는 회원국들에 대하여 프로그램과 영상저작물의 상업적 대여에 관하여 대여를 허락하거나 금지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도록 하면서도 영상저작물의 경우 저작권자의 배타적인 복제권을 실질적으로 침해하는 저작물의 광범위한 복제를 초래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러한 의무에서 면제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경우도 TRIPs협정에 따른 대여권 도입시 프로그램에 대하여는 대여권을 도입하면서도 영상저작물의 경우에는 대여가 저작권자의 배타적인 복제권을 실질적으로 침해하는 저작물의 광범위한 복제를 초래하지 아니한다는 전제하에 대여권 규정을 두지 않았었다.
그러나 이러한 대여권 논의에 관한 전통적인 입장에도 불구하고 도서, 특히 만화의 경우를 보면 대여시장의 규모가 전체 만화소비시장규모의 85%를 차지함으로써 판매를 대체하고 있는바 결과적으로 저작권자가 저작물로부터 정당한 보상을 받아야 할 이익을 위협하는데 있어서는 차이가 있지 아니하다. 영상저작물의 경우 역시 대여가 광범위한 복제를 유발하지 아니하더라도 이용자들이 이를 소장하려하기 보다는 통상 1회성의 이용으로 그침으로써 반복적인 대여가 판매를 대체하고 있어 도서의 경우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할 것이다.
따라서 음반이나 프로그램과 같이 거의 필연적으로 반복적 사용이 기대되어 대여후의 광범위한 사적복제를 유발하느냐가 대여권 인정을 위한 전제라고 볼 수 없으며 저작권제도의 목적적인 관점에서 저작권자의 권리보호를 위하여 권리자의 저작재산권행사를 제한하던 최초판매이론을 다시 제한하여 대여권을 인정할 필요성이 있는지 여부로 이를 판단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는 대여권제도 확대와 관련하여 도서와 영상저작물의 특수성이 특별히 고려되어야 할 요소라고 보기는 힘들 것이다.
(2) 대여권 제도 확대의 필요성
가. 저작권 제도 목적의 관점
저작권 제도의 목적은 저작자에 대한 보상과 일반인의 자유로운 이용권의 조화라고 할 수 있다. 즉, 저작자의 이익 창출 기회는 공중의 이용권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인정함으로써 그러한 이용이 문화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저작권법의 목적에는 저작물로 얻은 이익은 저작자에게 귀속시킨다는 이념이 포함되어 있다고 본다. 종래에 저작재산권에 포함된 각종의 권리들은 지금까지 저작권 제도가 발전되어 오면서 저작물로부터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일반적인 방법들이 수용된 것이다. 하지만 최초판매이론에 의해서 대여권을 포함한 배포권에 제한을 가하였던 것은 영리의, 반복적인 대여행위가 예상되지 못하던 시대에 저작권자가 최초의 처분으로부터 보상을 받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영리 목적 대여는 종래의 저작재산권의 지분권과 동등하게 이익창출수단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거나 오히려 저작권자에게 인정된 기존의 이용 방법을 위협할 수준에 이르렀다. 그러므로 저작물의 대여를 통한 수익 창출 기회는 저작권 제도의 목적에 비추어 당연히 저작권자에게 귀속시켜야 한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현재와 같이 영리 목적 대여가 성행하는 도서 및 영상저작물에 대해서는 순수히 저작권 제도의 목적에 비추어서는 대여권 제도의 확대가 요청된다. 다만 일반인의 이용권과 조화되는 범위에서 저작권자가 통제할 수 있는 대여의 범위, 저작물의 유형 등에 대한 한계설정이 필요하다 할 것이다.
나. 저작자들의 창작의욕 고취 관점
대여권이 인정됨이 없이 도서 및 영상저작물에 대한 대여업이 성행함으로써 저작자의 창작의욕이 쇠퇴하였고 따라서 이에 대한 대여권 제도의 확대가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1990년대 후반 도서대여업이 크게 확대되면서 도서, 특히 만화의 경우 기존의 판매시장조차 대여시장중심으로 유통형태가 변모되었고 출판물은 재판없이 도서대여점이나 대본소를 중심으로 한정적인 수량으로 유통되었다. 따라서 히트작의 경우에도 베스트셀러로서 저작자에게 정당한 이익이 보상되기보다 판매부수가 전국 1만 여개의 대여점 수에 따른 구매부수 정도로 그치는게 대부분이었고 이는 베스트셀러 작가의 창작의욕을 저하시키는 것일 뿐만 아니라 베스트셀러를 내지 못하는 작가의 경우에도 대여점이나 대본소를 중심으로 어느 정도 고정적인 판매량이 보장되므로 질적 개선을 가져오지 못하는 구조를 만들어 왔다.
다. 대여업 및 유통업의 양성화
대여권 제도를 확대하여 대여업에 관한 법적인 근거를 마련함으로써 대여업을 양성화할 수 있다. 저작권자의 권리보호에 대한 인식이 점점 강화되고 있는 추세에서 영리적인 대여에 의한 저작물 이용이 보편적으로 이루어지는 한 대여권 제도 확대 논의는 끊이지 않고 제기될 것이다. 또한 만화를 비롯한 도서의 경우 대여권 제도의 확대와 함께 대여업계의 유통관행을 전면 개선함으로써 대여업 및 유통업을 양성화할 수 있다.
이러한 유통구조를 개선하기 위하여 2004. 5. 부터 만화유통관리시스템이 가동되어 출판사와 총판과의 유통체계를 투명하게 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다만 이미 오랜 시간 관행으로 굳어진 만화의 총판 유통구조를 완전히 탈피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시점에서 대여권 제도의 확대로 대여업계가 자성적으로 유통손실을 방지하기 위한 시도를 하도록 함으로써 장기적으로 대여업의 법적인 근거를 마련함과 동시에 유통상의 그릇된 관행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3) 대여권 제도 확대로 인한 문제점의 고려
대여권 제도 확대의 필요성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대여권 제도를 확대로 인하여 폐단이 크다면 필요성만으로 제도를 확대할 수는 없으며, 문제점에 대한 연구를 통해 제도의 보완이나 다른 정책적 요소의 도입을 통해 문제점을 줄일 수 있다면 그만큼 제도도입의 효과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가. 대여료의 인상에 대한 우려
대여권 제도의 확대에 반대하는 견해는 대여권 제도의 확대는 저작권자들의 이익을 위하여 대여업자들을 무리하게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것으로 현재도 불황인 대여점들이 대여료의 인상으로 결국 존폐위기에 놓일 것임을 주장한다. 대여권 제도 확대로 인한 대여료의 인상여부는 시행의 구체적인 방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이지만 어느 정도 불가피한 현상으로 판단되며 그러나 이용자들은 크게 가격이 오르지 않는 한 상관하지 않겠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바, 대여료 인상이 곧 대여업의 쇠퇴로 연결되므로 이를 근거로 대여권을 부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할 것이다. 그리고 대여권 제도의 확대가 저작권법의 목적에 비추어, 그리고 창작자의 창작의욕을 고취시킴으로서 문화산업을 발전시키고자 하는 목적에 의한 정당한 요구에 해당하는 이상 이에 수반되는 어느 정도의 대여료의 인상은 감수함이 타당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인상된 대여료의 부담을 이용자 및 대여업자 모두에게 최소화하도록 시기 및 방법을 조정하고 대여업자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방법에 대한 연구가 뒤따름이 타당하다.
나. 불법 복제 만연 등의 우려
대여권 제도가 확대되는 경우 소비자들은 인상된 대여료를 면하기 위하여 대여를 줄이는 대신 불법복제로 수요를 충족함으로서 불법복제가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이미 대여권이 인정되고 있는 음반의 경우 소리바다 및 벅스뮤직 판결 등을 통하여 불법복제 및 불법전송의 심각성이 표출된 바 있다. 이러한 취지에서 대여권 제도를 확대하는 경우 나타나는 문제점으로 대여를 하지 아니하는 대신 불법복제가 만연될 것이라는 점과 저작자의 유명도나 저작물의 인지도에 따른 부익부빈익빈 현상을 들 수 있다. 그러나 불법복제의 문제는 대여권제도의 확대와는 별개로 이용자들의 의식수준의 변화 및 불법복제에 대한 정책 및 규제로 시정해야 할 분야이고, 한편 저작권자의 유명도에 따른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대여업자들 역시 대여업 수익의 일부를 저작권자에게 정당하게 귀속시킴으로써 대여업으로 인한 문화발전에 이바지한다는 신념으로 저작자들의 창작의욕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할 것인바, 이를 근거로 대여권 제도 확대를 부정하는 것은 타당하지 못하다 할 것이다.
(4) 디지털 환경의 고려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영상저작물이나 도서의 주된 내용인 어문저작물을 담는 새로운 매체가 계속하여 개발되고 있다. 영상저작물의 경우 종래의 광학적 필름이나 자기 테이프가 주로 쓰이던 것이 현재는 DVD가 각광을 받고 있으며 또한 인터넷이나 휴대전화에서 영화를 상영하는 새로운 시장이 개척되고 있다. 도서의 경우에도 종래의 종이 출판에서 나아가 웹이나 모바일 상에서 텍스트를 다운받거나 혹은 구현 프로그램을 이용한 소위 “e-book"이 등장하였다.
이러한 형태에 의한 저작물 이용이 더욱 확대되어 보편화되면 오프라인상의 대여점은 종국적으로 사라질 것이므로 도서나 영상저작물에 대한 대여권 확대가 필요 없을 것인가 하는 문제가 있다. 그러나 도서의 경우는 영상저작물에 비하여 여전히 종이매체의 친숙성과 강점이 존재한다 할 것이므로 인터넷사용의 보편화로 대여업이 종국적으로 사라질 것이라는 이유를 들어 대여권 제도 확대가 불필요하다고 단정짓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웹이나 모바일 기기를 통하여 구현되는 저작물을 반복적으로 이용하는 경우에도 대여권을 적용할 수 있는가가 문제될 수 있다. 배포의 행위 태양으로서 “양도 또는 대여”는 전통적으로 유체물의 점유이전만을 알던 시대에 만들어진 개념이다. 따라서 컴퓨터를 이용한 온라인상의 구현행위에 대응하기 위해서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선진 국가들은 ‘전송’ 개념을 신설하고 최초판매이론이 적용되지 않는 전송권을 저작재산권의 한 지분권으로 인정하고 있는바, 다운로드 및 실시간 전송 등에 의해 디지털화 된 어문저작물이나 영상저작물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전송’개념에 포섭되어 전송권의 적용대상이 되므로 대여권이 문제되지는 않는다.
(5) 외국저작물과 대여권
외국인의 저작물은 대한민국이 가입 또는 체결한 조약에 따라 보호된다(저작권법 제3조). 현재 세계적으로 출판 분야에서 대여권을 인정하고 있는 사례는 흔치않고 법적인 근거가 미비한 상황이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임의로 대여권을 설정하였을 때 수입된 서적 등에 대해서는 해외 저작권자와 대여권 적용여부에 대해 추가의 논의를 거쳐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이 된다. 현재 영상저작물 분야와 도서의 경우 특히 만화분야에서 외국저작물의 비중이 국산저작물의 비중보다 높다. 따라서 현 상태에서 대여권 제도를 확대하는 경우 대여료 수익의 상당부분을 외국의 창작업계에만 가져다주는 결과가 될 것이므로 대여권제도의 확대가 우리 창작시장의 활성화에 별 도움을 주지 못해 실익이 없다는 우려의 소리가 높다.
그러나 대여권을 도입하는 목적은 단기적으로 대여시장의 수익을 재분배하여 창작업계에 수평 이동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국내저작자에게 창작유인을 제공함으로써 양질의 창작활동을 하게 하여 국산 문화시장을 양적, 질적으로 키우는데 있다. 결국 도서나 영상저작물에 대해 대여권 인정시 외국 저작물의 보호는 불가피하며 이를 이유로 반대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
또한 외국저작물의 경우 대부분이 우리나라에서 번역되어 이용되어지는 바, 외국 저작물을 번역한 번역물은 별도의 2차적 저작물로서 번역자에게 저작권이 인정되게 된다. 따라서 대여권 제도의 확대로 해외의 저작권자에게 저작권료를 지불하게 되는 결과가 되는 것만은 아니라 할 것이며 외국저작물의 번역저작물에 대하여도 대여료수익의 일부가 저작권료로서 지급되게 될 것이라는 점을 간과하여서는 안 될 것이다.
다만 해외의 원저작자에게 해당 수익의 상당부분이 저작권료로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저작권법상의 호혜주의에 관한 규정을 추가하는 방법을 고려해 볼 수 있다.
Ⅳ. 디지털 환경 하에서의 최초판매이론
1.서설
컴퓨터 기술과 통신 기술의 급격한 발전에 기인하는 디지털 형태의 저작물은 저작권의 전체적인 윤곽을 변화시키고 있다. 디지털 기술의 향상과 전자 네트워크 또는 기타 통신 기술의 급격한 발전은 저작물이 복제, 배포, 공연, 수정되는 것을 매우 용이하게 하며 그 속도도 빠르게 증가시키고 있다.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자는 누구든지, 그리고 전 세계 어디든지 이미지, 텍스트, 사운드 등을 배포할 수 있다. 예컨대 디지털화된 저작물의 복제물을 수많은 사람들에게 순식간에 용이하게 전송시킬 수 있으며, 원거리에 있는 컴퓨터나 네트워크에 복제물을 올림으로써 역시 수많은 사람들이 저작물이 공연되는 것을 시청할 수 있고, 복제물을 간단하게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곧 인터넷에 의하여 저작권자는 자신의 저작물을 이용하여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된 반면에, 저작물이 부당 이용되거나 저작권이 침해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게 되었다. 결국 컴퓨터 기술과 통신 기술의 발달은 정보의 배포 및 공유를 용이하게 할 뿐만 아니라 저작물에 대하여 쉽게 해적행위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기도 한다. 그러나 디지털 기술과 통신 기술은 저작자에게 창작의 동기를 제공하는 것과 저작물에 대하여 일반인이 접근할 수 있는 것 사이의 균형을 깨뜨리고 있다. 그러므로 이러한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저작권법이 기술적인 변화에도 적절하게 적용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특히 디지털 기술은 변환처리가 상당히 자유롭고, 전송·축적·가공시의 질적인 수준 저하가 적을 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매체와의 통합적인 이용을 가능하게 하여 디지털 저작물의 이용과 유통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온다. 이러한 변화의 영향으로 나타나는 멀티미디어의 특징은 영상·음성 및 문자 데이터 등의 쌍방향 대화형식으로 교환되는 것이다. 또한 모든 정보를 디지털화 하여 사용하는 것이고, 정보의 네트워크가 방송과 통신을 융합하여 구축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특성들로 인해 디지털 환경에서의 저작권법은 디지털 저작물을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어야 함과 동시에 저작물의 이용자도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고 저작물을 공정하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즉 디지털 환경에서도 디지털 저작물을 강력하게 보호하여 저작물의 창작과 배포를 유도함으로써 인터넷의 발전을 촉진시켜야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디지털 저작물의 강력한 보호에 의하여 저작물에 대해 일반인의 접근이 감소되지 않아야 한다.
2.디지털 저작물의 개념 및 특성
(1)디지털 저작물의 개념
디지털 저작물이란 디지털 환경 하에서 디지털 형태로 이용될 수 있는 저작물의 의미한다. 디지털 저작물이라는 개념 이외에 멀티미디어 저작물 또는 멀티미디어 제작물이라는 용어가 사용되고 있는데, 이것은 텍스트, 그림, 사진, 영상 및 소리 등을 하나로 묶은 집합물이다. 이 개념은 저작물이 단지 표현되는 매개체의 차이에 따른 분류로서, 인터넷상에서도 많이 나타날 수 있는 저작물을 나타낸 것에 불과하며 인터넷이 아닌 부분에서도 얼마든지 제작될 수 있는 저작물이다. 따라서 인터넷상의 모든 저작물을 포괄할 수 있는 용어는 디지털 저작물이라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2)디지털 저작물의 특성
디지털 저작물은 복제비용의 저렴 및 복제 방법의 용이, 수정의 용이, 멀티미디어의 등장, 저작물 분류의 어려움, 새로운 저작물 형태의 등장, 저장의 용이 등으로 특징 지워진다.
1) 복제의 저렴 및 용이
디지털 기술의 가장 큰 특징은 저작물을 복제하는 성격과 과정을 혁신 시켰다는 것이다. 디지털 기술이 개발되기 전에는 복제를 하는 데 있어서 일정한 비용이 소요된다거나 복제가 진행될수록 복제물의 질적인 측면은 감소되어 복제물이 원저작물보다 열등하였다. 따라서 복제자체가 어느 정도 제약되었으므로 저작권의 침해는 자연적으로 억제되었다.
그러나 디지털 기술, 특히 인터넷의 등장으로 인하여 저작권의 침해를 억제하였던 요소는 급격히 감소하였다. 일단 인터넷에 올려진 저작물은 전 세계적으로 무제한적으로 쉽게 복제될 수 있으며, 각 복제물은 원저작물과 질적인 측면에서 아무런 차이가 없다. 그리고 디지털 기술은 다양한 매체로 나타나있는 음악, 서적, 미술품, 사진 등에 적용될 수 있다. 따라서 저작권자들은 저렴한 비용으로 원래의 저작물을 대량으로 완벽하게 복제해 낼 수 있다는 것에 대하여 우려할 수밖에 없다. 저작권산업이 기존의 복제물의 판매보다는 저작물의 사용에 대한 통제에 초점을 맞추게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할 것이다.
2) 수정의 용이
디지털 저작물은 이를 조작하거나 수정하는 것이 용이하다. 저작물이 수정되었는지 여부는 원저작물에 접속하기 전에는 그 수정여부를 파악하기 어려우며, 심지어 원저작물을 정의하는 것도 매우 어렵다. 기존의 저작권법이 사실상 고정된 저작물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면, 디지털 환경하의 저작권법은 그 수정이 용이한 디지털 저작물을 전제로 하여야 할 것이다.
3) 멀티미디어의 등장
디지털 저작물은 새로운 종류의 검색행위나 서로 연계되는 행위를 가능하게 하고, 따라서 새로운 유형의 지적재산 상품인 혼성적인 멀티미디어 저작물을 발생시키게 된다. 예컨대, 모차르트의 오페라 작품과 관련하여 음악, 가사 및 텍스트로 된 주석, 모차르트의 사진 기타 매체로 구성된 저작물을 생각할 수 있다. 이 경우 기존의 저작권법 하에서는 음악저작물, 어문저작물, 음향저작물, 회화저작물, 시청각저작물 등으로 각각 명명할 수 있으나, 디지털 저작물은 이러한 모든 것을 합쳐놓은 것이라 할 수 있다. 곧 디지털화에 의하여 여러 매체가 집중되며 이에 따라 멀티미디어(비디오, 오디오, 그래픽, 만화, 텍스트, 데이터 등을 쌍방향적으로 나타나게 하는 것)와 하이퍼미디어(사용자가 연상하는 순서에 따라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시스템)가 발전하게 된다. 또한 디지털화는 창조적인 저작물이 가지는 경제적인 가치를 그 저작물을 처음으로 나타나게 하는 물리적인 형태에 연계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 저작물의 내용에 연계시키게 된다.
4) 저작물 분류의 어려움
디지털 저작물의 등장으로 인하여 기존 저작권법상의 저작물의 분류가 그 의미를 잃어가고 있다. 예를 들면 저작물은 어문저작물, 음악저작물, 미술저작물, 영상저작물 등 여러 가지로 분류되는데, 음악과 동영상, 그리고 텍스트 등을 포함하고 있는 멀티미디어 저작물은 위의 저작물을 모두 포함할 수 있다.
기존의 저작물의 분류는 저작물의 외관과 저작물을 나타내는 매체에 기초하는 것이다. 그러나 디지털 형태로 된 저작물은 개별적으로 이를 구별하기 어려우며 이것은 저작물에 대한 기존의 분류를 수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다.
5) 새로운 저작물 형태의 등장
디지털 형태로 된 저작물은 컴퓨터 메모리에 저장되어 사용자 환경에 의한 도움을 받지 않고서는 이용자가 이를 인식하거나 읽을 수 없다. 따라서 검색이나 링크에 의하여 연결시키는 행위가 존재할 수밖에 없고, 하이퍼텍스트와 같은 새로운 저작물의 유형이 생겨나게 된다.
6) 저장의 용이
텍스트, 정지화상이나 동화상, 그리고 음악 등의 정보를 디지털 형태로 저장하는 것은 인쇄술에 버금갈만한 혁신적인 발전으로 인식되고 있다. 일단 디지털 형태로 된 정보는 전자적으로 저장되거나 디스크에 저장될 수 있고, 이것은 데이터를 저장하는 매체나 데이터가 전송되는 방법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예컨대 전화번호부를 CD에 저장하여 이를 전송할 수 있으며, 흑백영화를 컬러영화로 만들거나, 음악의 일정부분만 뽑아서 듣거나, 텍스트를 수정하거나, 사진이나 비디오에 첨삭을 가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디지털 기술, 특히 압축 기술은 많은 양의 데이터를 적은 분량으로 저장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였으며, CD-ROM이 개발되어 멀티미디어와 하이퍼미디어 저작물은 담을 수 있게 되었다.
3. 디지털 환경 하에서의 디지털 저작물 보호 원리
인쇄술에 의하여 최초의 저작권법이 입법된 것과 같이, 저작권법은 디지털 기술과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기술에 대처하여야 한다. 그런데 저작권에 의하여 디지털 저작물을 강력하게 보호하여 저작물의 창조와 배포를 유도함으로써 인터넷의 발전을 촉진시켜야 하지만, 한편으로는 디지털 저작물의 강력한 보호에 의하여 저작물에 대한 일반인의 접근이 감소되지 않아야한다. 따라서 저작권에 의한 디지털 저작물의 보호문제는 저작권자와 이용자간의 이해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우선되어야 한다.
결국, 일반인이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목적과 저작물을 창조하기 위한 동기를 제공하여야 한다는 목적을 디지털 환경 하에서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가 궁극적인 쟁점이 된다. 이러한 쟁점은 인터넷이 앞으로도 계속 발전 할 수 있는가를 좌우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디지털환경 하에서 저작권을 확대하거나 저작자에게 새로운 권리를 부여할 것인가, 이와 반대로 저작권을 제한하는 원리를 확대할 것인가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는 저작권법이 추구하는 정책목표에 기초한 저작자와 이용자간의 이해균형이 지도원리가 되어야 한다.
4. 최초판매이론의 적용여부
(1)전통적 최초판매이론 적용의 문제점
최초판매이론의 전제는 거래의 대상이 유체물이어야 하고, 소진되는 권리를 유체물에 대한 ‘배포권’에 국한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디지털 시대의 도래로 인하여 이 최초판매이론이 적용될 여지가 차츰 줄어들고 있다. 즉 현재와 같이 디지털 저작물의 거래가 활발한 환경 하에서 유체물의 유통을 전제로 한 전통적인 최초판매이론을 모든 저작물의 거래에 적용하는 문제가 있어 보인다.
그 주요원인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을 들 수 있다. 첫째로 저작물이 차츰 유형적인 복제물의 형태가 아니라 인터넷을 통해 무형물로 전달되는 비중이 늘고 있다. 둘째로 저작물의 유형적 복제물을 취득한 경우에도 그것을 활용하기 위하여 저작물에 접근하거나 기타 이를 이용하는 것을 통제하기 위하여 저작권자가 기술적 보호조치를 강구하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는데 이것이 최초판매이론의 적용 여지를 축소시키고 있다. 셋째로 저작권자들이 대량유통 이용계약(mass-market license)등을 통하여 최초판매이론의 적용을 배제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것들은 저작권자와 이용자간의 균형을 유지하는 중요한 원리가 작동하는 환경이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기술 환경의 변화와 새로운 창작 환경의 변화는 저작권자들에게 손쉬운 저작환경을 제공하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 저작권 침해의 가능성을 더욱 더 확대시켰고, 그 침해의 양이나 질에 있어서도 치명적일 수 있게 하였다. 따라서 디지털 환경 하에서도 저작자에게 적절한 경제적인 이익을 제공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판매된 저작물의 복제물이 광범위하게 배포될 수 있도록 재창조의 기분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여 저작자와 이용자간의 균형을 이루는 것이 근본적인 목적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최초판매이론이 담당해온 기능과 역할은 디지털 시대라 하더라도 마땅히 손상됨이 없이 이어져야 할 것이고 전통적인 최초판매이론은 디지털 시대의 이용환경에 적합하도록 수정해야 할 것이다.
(2)견해의 대립
가 적용불가능론
디지털 저작물이나 인터넷상 저작물의 복제물을 송부하는 것에 대해서는 최초판매이론이 적용될 수 없다는 견해로서 다음과 같은 세 가지가 있다.
1) 복제권 및 최초판매이론
인터넷상에서 저작물의 복제물을 송부함에 있어서는 수신자 컴퓨터의 하드 드라이브에 저장되거나 최소한 RAM에 저작물이 복제되고 따라서 저작권자의 복제권이 관련되므로 최초판매이론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수신자 컴퓨터에서 저작물이 복제되는 경우에는 최초판매이론은 적용되지 않으며 저작권의 침해를 주장하게 된다.
2) 특정의 복제물 및 최초판매이론
컴퓨터간에 저작물을 송·수신하는 것이 복제권을 침해하는 것과 관련되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수신자의 컴퓨터에 존재하게 되는 복제물은 송신자가 소유하고 있었던 ‘특정의 복제물’이 아니기 때문에 최초판매이론이 적용될 수 없다고 주장되고 있다. 저작물의 복제물이 어느 컴퓨터에서 다른 컴퓨터로 송부되는 경우, ‘원복제물(original copy, source copy)’은 송부자의 컴퓨터에 여전히 남아 있음에 반하여 ‘원복제물의 복제물(duplicate copy)’이 수신자의 컴퓨터에 송부된다. 이러한 ‘제2세대 복제물(second-generation copy)’은 송부자의 컴퓨터에 남아 있는 원복제물과는 구별되는 별도의 복제물이며, 최초판매이론은 특정의 복제물에 대하여 적용되는 것이지 특정의 복제물에 기초하여 다시 만들어진 제2세대의 복제물에 대하여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최초판매이론은 복제물의 소유자가 그 복제물을 배포할 수 있는 무한한 권리를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소유자가 보유하고 있는 특정의 복제물을 배포하는 것에 대해서만 적용되기 때문이다. 수신자의 컴퓨터에서 제2세대 복제물이 만들어지지 않으면서 송신자가 보유하고 있는 특정의 복제물이 바로 수신자의 컴퓨터로 송부되는 기술이 존재한다면 최초판매이론이 적용될 수도 있겠지만, 현재에는 디지털 저작물의 송부와 관련하여 최초판매이론이 적용될 수 있는 기술적인 수단이 존재하지 않는다.
3) 디지털송신과 최초판매이론의 목적
디지털송신에 대하여 최초판매이론을 적용시키는 경우에는 최초판매이론이 추구하고자 하는 목적이 손상된다거나 최초판매이론과 인터넷상에서의 송신은 양립할 수 없다고 주장되는데, 이러한 주장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의 정책목표와 관련하여 논의되고 있다. 첫째, 최초판매이론 목적은 판매된 저작물의 복제물을 양도하거나 기타 거래하는 것을 증진시키기 위한 것인데, 최초판매이론의 이러한 목적과 저작권자의 상업적인 이익을 보장하려는 목적간에는 균형이 잡혀져 있다고 할 수 있다. 예컨대 최초판매이론에 의하여 저작권자의 이익이 손상받는 경우에는 음반이나 프로그램에 대하여 최초판매이론이 적용되는 것이 제한된다. 그런데 저작물의 복제물을 소유하고 있는 인터넷 이용자는 그 복제물을 매우 용이하고 저렴하며 신속하게 복제할 수 있게 되어 디지털 송신에 대하여 최초판매이론이 적용된다면 해적행위의 위험성은 매우 커지게 되고 따라서 저작권자가 자신의 저작물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것을 손상시킬 수 있다. 따라서 디지털 송신에 대하여 최초판매이론을 적용한다면 지금까지 최초판매이론이 유지시키고자 하였던 저작권자와 저작물 이용자간의 균형이 파괴된다는 것이다.
둘째, 최초판매의 원칙이 추구하는 목적은 일단 판매된 저작물의 복제물에 대한 양도나 거래를 증진시킴으로써 저작물이 많이 이용되도록 하기 위한 것인데, 디지털 송신에 대하여 최초판매의 원칙을 적용시킨다면 오히려 이 같은 목적이 좌절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곧 최초판매의 원칙이 적용되는 경우, 해적행위의 만연을 우려하는 저작자들은 인터넷상에서 저작물을 제공하기보다는 전통적인 방법에 의하여 저작물을 배포하고자 할 것이고 따라서 저작물 이용자들이 특정의 저작물을 획득함에 있어서는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거나 더 많은 비용이 소요될 수 있게 된다.
나. 적용불필요설: 디지털 송신은 배포가 아니라는 견해
인터넷상에서의 송신은 배포가 아니며 따라서 최초판매이론이 적용될 여지가 없다고 주장되고 있다. 곧 배포가 이루어지기 위하여서는 물리적인 객체(material object)가 어느 위치에서 다른 위치로 이동하여야 하는데, 인터넷을 이용하여 어느 컴퓨터에서 다른 컴퓨터로 저작물의 복제물을 송신하는 행위는 물리적인 객체를 어느 위치에서 다른 위치로 이동시키는 것이 아니라 저작물의 복제물 자체가 송부하는 컴퓨터와 수신하는 컴퓨터에 존재하는 결과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미국 연방저작권법 제106조의 배포권에서 언급되는 물리적인 객체, 제101조의 복제물 및 음반의 정의에 기초하는 것이다.
인터넷상에서의 송신이 배포가 아니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물리적인 객체 자체가 어느 위치에서 다른 위치로 이동하는 경우에만 배포가 된다는 주장은 잘못되었다는 반론이 강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곧 저작권법은 배포가 이루어지지 위하여 물리적인 객체가 어느 컴퓨터로부터 다른 컴퓨터로 이동할 것을 요구하지 않으며, 저작물을 나타나게 하는 물리적인 객체가 다른 자에게 전달되는 경우에는 언제든지 배포권이 침해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배포가 이루어졌는지를 결정함에 있어서 고려하여야 할 사항은 ‘저작물’이 어느 위치에서 다른 위치로 전송되었는가이지 물리적인 객체가 어느 위치에서 다른 위치로 전송되었는가가 아니며, 따라서 전송된 저작물의 수신자가 저작물을 나타나게 하는 물리적인 객체를 소유하고 있는 한 배포가 행하여졌다는 것이다. 인터넷상에서의 송신이 배포에 해당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디지털의제에 대하여 미국 행정부의 입장을 나타내는 White Paper와 여러 판례들이 제시되고 있다. 인터넷상에서의 송신이 배포에 해당한다면 최초판매이론이 적용되는지 여부가 문제될 수 있으며, 위에서 논의한 바와 같이 인터넷상의 송신은 최초판매이론의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다. 적용가능론
1)복제물에 대한 소유권 이전
디지털 송신에 대하여서도 최초판매이론이 적용될 수 있다는 근거로서 디지털 송신에 의하여 유형의 복제물이 고정된다는 것이 제시되고 있다. 곧 수신자의 컴퓨터에 유형의 복제물이 만들어진다는 것을 인식하면서 의도적으로 디지털 송신에 종사하는 저작권자는 그 복제물의 소유권을 수신자에게 합법적으로 이전시킨다는 것이다.
2) 최초판매이론의 정책목표
저작권법과 최초판매이론을 형식적으로 적용하지 않고 그 기본원리에 따라서 적용하는 경우 디지털전송에 최초판매이론이 적용된다고 주장되고 있다. 곧 디지털기술이 개발되었다고 하여 저작권법상의 원리가 변경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따라서 최초판매이론도 그 기본원칙에 따라 디지털환경에서 적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초판매이론은 저작권자에 대하여 보상을 제공하자는 것과 재산권의 무제한적인 양도를 보장하는 것을 균형시키고자 하는 것으로서, 디지털저작물을 전송시키는 현대적인 기술을 사용함으로써 이전되는 저작물이 이용자의 특정의 복제물이 아니며 이러한 전송에 의하여 저작권자의 복제권이 관련될지라도 최초판매이론을 무시할 정도로 저작권법을 협소하게 해석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3) 재산적 이해관계의 대상과 최초판매이론
최초판매이론은 이전되는 재산적 이해관계의 범위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지 재산적 이해관계의 대상이 되는 동산이나 부동산의 성격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는 것에 기초하여 최초판매이론이 디지털전송에 적용된다고 주장되고 있다. 저작물이 디지털적인 대상으로서 나타난다는 이유만에 의하여 적법하게 소유된 저작물에 대하여 최초판매이론을 적용하지 않는 것은 최초판매이론의 정신과 모순된다는 것이다. 저작물의 복제물을 처분하여 보상을 받은 경우 저작권자가 최초판매에 의하여 배포권을 행사하는 것은 단순히 물리적인 객체를 처분하는 것이 아니라 그 물리적인 객체에 고정되어 있는 저작물에 대하여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처분하는 것이고, 따라서 최초판매에 의하여 처분하는 것은 바로 저작물에 대하여 접근할 수 있는 권리이며 처분하는 것이 유형적 수단에 의하는가 아니면 무형적 수단에 의하는가는 관계없다는 것이다.
4) 최초판매이론과 저작자의 권리
저작물이 사회에서 계속 배포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최초판매이론의 목적은 지적재산권을 보호하는 것에 대하여 우선하여야 하는 것에 기초하여 최초판매이론이 디지털 저작물에도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될 수 있다. 곧 저작물의 복제물을 양도할 수 있게 됨으로써 일반인들이 받는 이익은 저작물에 대한 영구적인 통제권을 부여함으로써 저작권자가 가지게 되는 동기보다 중요하며 따라서 디지털 저작물에 대해서도 최초판매이론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3)최초판매이론에 대한 미국 저작권국의 입장
1) 디지털 최초판매이론의 제안
미국에서는 DMCA(digital millenium copyright act) 이후 DMCA의 영향과 관련된 논의에서 디지털 최초판매이론(digital first sale doctrine)이 제안되었다. 디지털 최초판매의 이론은, 송부자의 복제물이 자발적으로 또는 기술적 수단에 의하여 자동적으로 제거하거나 무력하게 하는 것을 조건으로 하여, 일반적으로 인터넷을 통한 저작물의 송부를 허용하는, 곧 최초판매이론이 디지털 전송의 경우에도 적용되는 저작권에 대한 예외를 의미한다. 따라서 디지털 최초판매이론이 적용되기 위하여서는 복제물의 송신자가 그 복제물을 송신하는 동시에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원복제물을 제거하거나 무력화하는 것(simultaneous destruction or disablement)을 전제로 한다. 따라서 디지털 최초판매이론은 디지털 파일을 전송한 후 원복제물을 삭제함으로써 디지털 전송과 물리적인 복제물(physical copy)을 배포하는 전통적인 배포가 모두 결과적으로 하나의 복제물만 남아 있게 되므로 양자는 유사하다는 것을 근거로 한다.
그러나 이같은 디지털 최초판매이론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의 비판이 제기되고 있으며 아래에서 살펴보는 바와 같이 미국의 저작권국에 의하여 거부되었다. 첫째, 복제물의 전송자가 자신의 특정의 복제물을 실제로 제거하였는지를 저작권자나 법원이 확인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비현실적이다. 둘째, 복제물의 제거가 확인될지라도 복제물의 전송과 동시에 제거되었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 역시 불가능하거나 비현실적이다. 왜냐하면 전송자가 전송한 후에도 복제물을 보유하는 것은 매우 용이하며 최초판매이론을 이용할 필요성이 있는 경우에 그때에 비로소 제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디지털 최초판매이론이 수용된다면 저작권자들은 자신의 저작물을 해적행위로부터 보호하기 위하여 전송과 동시에 복제물이 제거되는가를 감시하여야 하는데, 이렇게 감시를 하게 된다면 프라이버시에 상반되는 결과가 야기될 뿐만 아니라 저작물의 양도를 촉진시키려는 최초판매이론의 목적을 억제할 수도 있을 것이다. 넷째, 전송과 동시에 복제물이 제거되거나 무력화되도록 하기 위하여 저작권자는 기술(simultaneous destruction technology 또는 forward and delete technology라고 지칭)을 사용할 수 있는데, 디지털 최초판매이론을 제안하는 측에서는 이러한 기술이 현재 존재한다고 주장되기도 하지만 존재하지 않는다고 비판받고 있다. 또한 이것이 가능할지라도 전송자는 이러한 기술을 무시하여 복제물을 보유할 수 있다. 다섯째, 복제물을 전송과 함께 제거하는 기술이 사용되는 경우, 도서관에 의한 복제(저작권법 31조)와 같이 전송자가 복제물을 합법적으로 보유할 수 있는 경우를 고려하지 못하게 된다. 여섯째, 최초판매이론이 적용되기 위하여서는 전송자가 보유하고 있는 ‘특정의 복제물(particular copy, 저작권법은 원작품이나 그 복제물,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은 원프로그램 또는 그 복제물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이어야 하는데, 전송자가 소유하고 있었던 특정의 복제물은 제거되고 수신자의 컴퓨터에는 제2세대 복제물이 새로이 만들어지게 되므로 따라서 제2세대 복제물은 특정의 복제물이 아니다. 일곱째, 디지털 최초판매이론이 적용되는 경우 전통적인 배포와 같이 하나의 복제물만 남아 있게 되므로 그 결과는 동일하지만 최초판매이론이 추구하고자 하는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다. 최초판매이론이 추구하는 목적은 일반인이 저작물을 자유로이 양도하고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지만 음반 및 컴퓨터프로그램에서와 같이 저작물을 정상적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저작자의 이해관계와 충돌되는 경우에는 최초판매이론이 제한된다. 따라서 최초판매이론에 의한 일반인의 권능이 무제한적인 것은 아닌데, 디지털 최초판매이론은 저작물의 정상적인 이용과 충돌하고 따라서 저작자의 적법한 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되어 최초판매이론의 목적을 좌절시키게 된다. 곧 디지털 저작물의 복제물은 아무리 복제되더라도 그 질적인 차이가 없게 되고 따라서 이러한 복제물들은 저작권자의 원복제물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2) 미국 저작권국의 입장
미국 의회도서관(library of congress)의 저작권국(Copyright Office)은 디지털 최초판매이론(digital first sale doctrine)의 수용을 거부하면서 최초판매이론에 관한 연방 저작권법 제109조가 저작물을 디지털 송신하는 것에 대하여 적용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디지털 송신과정에서의 최초판매이론과 관련하여, 저작물의 복제물에 대한 합법적인 소유자가 디지털송신을 하는 경우, 저작물의 복제물이 제거되는 한도에서, 그 복제물을 디지털 전송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정도로 복제권, 공연권, 전시권에 명시적으로 적용될 수 있도록 연방저작권법 제109조(최초판매의 원칙)가 확대될 것이 제안되었었다. 저작권국은 이러한 제안을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거부하였다.
(a) 디지털송신과 물리적인 복제물 이전의 유사성
(i) 디지털 송신과 물리적인 복제물의 이전이 유사하다는 것은 사실상 양자가 동일하다는 것(복제물이 하나만이 남게 된다는 것)이고, 디지털송신에 의하여 두 개의 복제물이 만들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서는 송부자의 복제물이 자발적이거나 기술적 수단에 의하여 자동적으로 제거되어야 하는데, 현재의 시점에서 이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ii) 디지털 송신과 물리적인 복제물의 이전간에는 많은 차이가 있는데, 디지털 송신은 저작권자가 제공하는 복제물 시장에 훨씬 많은 영향을 미치며 해적행위의 위험성을 증가시킨다는 것이다. 곧 디지털 최초판매이론에 의하여 이용자들은 저작물의 복제물을 송부한 후에도 그 복제물을 보유할 수 있다고 오해하거나 의도적으로 이를 주장할 수 있으므로 복제권의 침해를 오히려 증가시킨다. 또한 중심서버(centralized server)가 없이 전송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침해행위 및 침해에 대한 증거를 추적하거나 이에 대하여 구제수단을 제공하는 것은 매우 어렵게 된다.
(b) 디지털 최초판매이론의 경쟁 촉진적 효과
디지털 최초판매이론이 허용되지 않음으로써 복제물의 전송(재판매)이 허용되지 않는 한도에서, 저작권자는 저작물의 전송을 제한하거나 금지할 수 있는 배타적 권리를 가지게 되고 따라서 새로운 복제물과 경쟁을 하게 되는 복제물의 재판매가 방해된다. 따라서 디지털 최초판매이론은 경쟁 촉진적 효과를 가진다고 주장되는데, 저작권국은 최초판매이론에 의한 복제권의 제한에 따른 저작권자의 염려, 배포가 용이해짐으로써 야기되는 시장에 대한 손해, 법에 의하여 해적행위를 억제하는 것이 감소된다는 것 등이 디지털 최초판매이론에 의하여 제공되는 경쟁촉진적인 이익에 우선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c) 전자상거래의 발전
디지털 최초판매이론을 제안하는 배경으로서 디지털 송신과 복제물의 물리적인 이전이 유사하여 다운로드받은 자료를 양도할 수 있다는 소비자의 기대가 매우 깊은 것이고 따라서 저작권법이 디지털 최초판매이론을 인정하여 이러한 기대를 반영하지 않는다면 그러한 자료에 대한 거래에 손상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저작권국은 이러한 가정에 대한 경험적인 증거가 없으며 실제로 그렇다는 증거가 존재하지 않으며, 따라서 복제물의 양도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나 전자상거래에 대한 영향을 주장하는 것은 추측일 수밖에 없다고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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