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론적 대응
전자 출판물의 출현으로 저작권법상 새로운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전자 출판물의 복제범위 설정문제는 현재 세계 각국의 주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이러한 전자 출판물의 복제에 따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전자 출판물이 출판물로서 저작권법상 명확하게 설정되어야 가능하다고 본다.
이런 관점에서 앞의 논의(제4장)에서 드러난 몇 가지 문제점을 중심으로 저작권법상 대응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전자 출판물의 복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먼저, 저작권법상 전자 출판물의 개념이 삽입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저작권법상의 정의 규정에 전자 출판물의 개념을 아래와 같이 삽입하는 방법을 들 수 있다.
<제2조> 정의(삽입 안)
전자 출판물 : 문자․소리․영상 등의 정보를 종이매체 이외의 전자적 기록매체 등에 기록하고 전자매체나 광 매체의 도움으로 보고 듣고 읽을 수 있도록 제작한 마이크로 필름, 카세트 테이프, 비디오 테이프, 디스크, CD-ROM, CD-I, DVD 등의 디스크 책 형태의 저작물과 화면 책 형태의 저작물로 전자출판의 유형으로 볼 수 있는 편집 저작물을 포함한다.
저작권법에서는 단일 저작물로서 예시된 것 외에 다수의 저작물을 대상으로 해서 새롭게 선택, 배열에 창작성이 있는 경우 편집저작물이라는 개념을 인정하고 각각의 수록 저작물과 별도로 저작권(편집저작권)을 보호해 주고 있다. 전자 출판물의 경우 대체로 많은 자료를 수록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편집물의 형태를 띠는 경우가 많다. 물론 전자출판물은 자체의 특성상 창작성에 대한 기준을 명확하게 제시하는 것이 어려운 점이 있다.
미국에서는 편집저작물을 포함한 저작물 일반의 창작성 기준으로 전통적으로 ‘노력과 자본의 투입’(sweat of brow) 여부를 중요시한다. 미국의 이러한 전통적인 기준은 저작물이 저자의 독자적인 노력과 자본의 투입에 의해서 만들어진 결실이라고 파악된 것에서 비롯한다. 저작물의 이러한 개념정의는 사실저작물(works of facts) 또는 자료목록이나 주소록과 같은 다수의 사실과 정보의 집적에 가치가 있는 저작물들이 저작권법에 의해서 보호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한편, 전자 출판물은 저작물이 컴퓨터 등의 전자매체를 통해 편집되고 만들어지기에 가장 문제되어지는 것은 복제와 관련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복제는 전통적으로 인쇄물, 사진, 복사복제물, 녹음물, 녹화물 등을 염두에 둔 것이다. 인쇄물 등은 사람이 시각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것이고 녹음물․ 녹화물 등은 재생의 방법으로 시청각에 의존하여 지각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전자 출판물의 등장과 고속정보통신망의 발달로 인해 그 내용이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통해 현출되고 네트워크로 전송될 수 있다는 특성으로 인하여 종래의 전통적인 복제의 개념으로는 규제와 보호가 곤란하게 되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램(random access memory ; RAM)곽 같은 곳에 일시적으로 저장되는 경우를 어떻게 취급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멀티미디어 환경하에서는 파일이든 컴퓨터 프로그램이든 수많은 저작물이 전송된다. 현재의 기술 수준에서는 전송 과정에서 컴퓨터의 임시 저장장치, 즉 램에 저장되게 마련이다. 또한, 컴퓨터 스크린을 통해서 현시되는 저작물을 훑어보거나(browsing) 읽는 경우에도 현시되는 저작물은 램에 저장된다.
그리하여 디지털 시대의 저작권 환경 변화와 관련하여 기존의 복제 개념에 대해 구체적인 수정안을 제시하는 견해가 있다. 즉, 기존의 복제 개념 속에 “전자장치의 도움으로 저작물을 일시적 또는 고정적 기억장치에 입력하거나, 그러한 기억장치에 입력되어 있는 저작물을 출력하는 행위”도 포함된다는 것을 명백히 규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램에 일시적으로 저장하는 경우도 복제에 해당되는 것이 된다.
한편, 램에 일시적으로 저장되는 것을 복제로 보았을 경우의 문제점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이 지적되고 있다. 즉, 저작물이 일시적이든 영구적이든 컴퓨터상에 저장되었다면, 그것이 램에 저장되었든 아니면 하드디스크에 저장되었든 간에 이를 구별할 수 있는 본질적인 근거를 찾기란 쉽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일시적 저장까지 복제라고 했을 경우, 이것이 도리어 포괄적인 이용권을 용인하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현재의 기술 수준을 고려할 때, 램에 일시적으로 저장되는 경우의법적 취급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디지털 송신’을 어떠한 권리로 파악할 것인가 하는 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본다. 램에 일시적으로 저장되는 것을 복제라고 보게 되면, 디지털 송신을 배포로 볼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디지털 송신이 반드시 배포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또 한편으로, 램에의 일시적 저장을 복제라고 보게 되면, 이 경우에는 당연히 컴퓨터 화면에 현시된 자료를 훑어보는 행위가 복제에 해당하게 될 것이다. 그 까닭은, 컴퓨터 화면에 현시된 자료를 읽지 않고서 복제할 수는 있으나, 복제하지 않고서 읽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박성호에 의해 제시된 대안이 바람직하다고 보는데 즉, 저작물이 화면에 현시되는 경우를 복제의 개념에 포함시킬 것이 아니라, 우리 저작권법상 컴퓨터 화면을 통해서 저작물을 시각적으로 인식하는 경우를 포함하는 ‘전시’에 대한 정의 규정을 신설하는 것으로서, 우리 저작권법 제2조(정의)에 다음과 같이 전시에 대한 정의규정을 두자는 것이다.
<제2조> 정의(삽입 안)
전시 : 모든 저작물 또는 그 복제물을 필름, 슬라이드, 텔레비전 영상, 컴퓨터 스크린 또는 기타 다른 장치나 과정에 의하여 보여 주는 것을 말한다. 단, 미술저작물․사진저작물․건축저작물의 경우에는 그 원 작품이나 복제물을 직접 보여 주는 것을 포함한다.
이상과 같이 정의하면, 컴퓨터 모니터를 통한 현시는 ‘전시권’으로 간주 될 수 있으며, 램에 일시적으로 저장되는 경우를 복제권의 범위에 포함시키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또한 이 견해에 따르면 복제권의 개념에 대한 범위도 다음과 같이 추가, 수정되어야 한다.
<제2조> 정의(삽입 안)
복제 (1) 현행 저작권법의 내용
“복제”는 인쇄·사진촬영·복사·녹음·녹화 그 밖의 방법에 의하여 유형물에 고정하거나 유형물로 다시 제작하는 것을 말하며, 건축물의 경우에는 그 건축을 위한 모형 또는 설계도서에 따라 이를 시공하는 것을 포함한다.
(2) 전자장치의 도움으로 저작물을 고정적 기억장치에 입력하거나, 그러한 기억장치에 입력되어 있는 저작물을 출력하는 행위.
이상의 내용을 요약하면, 전자 출판물의 개념을 저작권법상에 포함시킴으로써 전자 출판물을 편집저작물의 한 영역으로 상정할 수 잇고, 복제의 개념도 전자 출판물 복제까지 포함하는 포괄적인 개념으로 명확히 규정할 수 있다. 이로써 전자 출판물 복제에 따른 여부 문제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고 또한 분쟁 발생시 저작권법상의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법 외적인 대응방안’에 관한 토론자들의 의견>
저는 법 외적인 보호방안이 무엇보다 우선되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법 외적인 보호방안은 제도적 보호방안과 기술적 보호방안으로 나누어 볼 수 있겠는데요, 먼저 제도적 분야의 보호방안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고 이어서 기술 장치에 의한 보호방안에 대한 견해를 말씀드리겠습니다.
- 제도적으로는 저작권 집중 관리 제도와 저작권 분쟁 조정 제도, 이 두 가지 제도를 활성화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먼저 저작권집중관리 제도의 활성화를 통한다면 저작자와 이용자 모두 이익을 얻을 수 있게 됩니다. 다시 말해 저작자는 저작자의 권리보호를 강화할 수 있으며, 이용자 입장에서도 저작권 침해에 대한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어 권리의 집중관리를 통해 전자 출판물의 복제에 따른 여러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저작권분쟁조정 제도의 활성화를 통해서는 저작권분쟁 발생 시, 사전에 적절한 중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법원에서의 정식재판이라는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저작권심의조정위원회’에서 저작권분쟁조정에 관한 역할을 수행하는데, 저작권분쟁조정 제도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이 기구의 전면적 확대를 통한 저작권 교육과 홍보가 절실히 요구되어야 할 것입니다.
- 다음으로는 기술 장치에 의한 보호방안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기술적인 여러 장치를 사용하는 기술적 보호방안으로, 법률적인 분야와 제도적 분야를 보완할 수 있는데요, 물론 기술적 측면에서 복제에 대한 심한통제는 자칫 전자 출판물의 유통이나 국민의 알 권리를 방해하는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기술적 보호방안은 전자 출판물의 대상에 따라 기술적 대응들을 개별적으로 사용해야 하고, 적절하고 합리적인 차원에서 그 통제방법이 개발되어야 할 것 입니다.
내용 전개에 앞서 기술 장치에 의한 보호방안은 ‘보호범위 일정수준의 이상의 부분에 한해서 기능적 재제를 가하여 저작물을 보호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는 것’을 먼저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그럼 토론을 계속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기술적 보호방안으로 먼저 복제로 인한 침해의 보호방안을 들 수 있겠는데, 이 경우 침해에 대한 경고 또는 경각심을 깨우기 위한 공고물을 게시한다거나, 허락받지 않은 복제를 통제하기 위하여 연쇄 복제 관리시스템을 운영한다거나, 복제 시 복제의 질을 저하시키거나 혹은 복제물이 작동 되지 않게 하는 장치를 두는 것과 더불어 인스톨의 횟수를 제한하여 복제를 통제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허락받지 않은 사용을 방지하기 위해서, 일정 기한 후에는 사용할 수 없게 하거나 특정한 시스템에서만 작동되도록 하는 방법, 그리고 한 번에 단 하나의 시스템에서만 작동되도록 하는 방법이 있겠습니다.
그리고 이와 달리 아예 저작물에의 접근 자체를 통제 하는 방법 또한 실용되고 있습니다. 저작물 열람에 ‘암호장치’를 두거나 ‘목적코드’를 기입 하게하는 것을 말하는 데요, 여기에는 또한 이용확인장치나 디지털 문신이나 디지털 서명 및 봉인을 통한 복제 등 ‘이용 및 변경 확인 장치’를 통해 저작물을 보호하는 방안을 포함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방법을 이용한 예로서 네이버 카페 가입 시, 가입문항 맨 밑에 왼쪽에 있는 숫자 및 문자의 나열을 필수적 입력사항으로 하여 프로그램을 이용한 자동 가입방지를 위해서 보안절차를 거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앞서 말한 여러 가지 법외적 보호방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우리나라의 대응은 아직까지 매우 미흡한 수준입니다. 우리는 법외적인 보호방안 즉, 이러한 제도적, 기술적 보호방안이 부족함을 자각하고, 저작권 집중 관리 제도와 저작권 분쟁 조정 제도를 활성화 시키는 방안과 더불어 향후 기술 장치에 대한 효율적인 보호기준을 마련하여야 할 것입니다.
질문) 토론자의 의견 잘 들었습니다. 제도적 대응방안과 더불어 기술적 보호방안에 대해 말씀 하셨는데, 도용이나 원저작물의 훼손과 같은 문제에 대해선 앞서 말씀하신 법외적인 보호방안으론 보호가 아직 미흡한 것 같은데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답변)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법외적 보호방안으로 저작물 열람에 암호장치를 두거나 목적코드를 기입하게 하는 방법 등의 여러 기술적 보호방안과 더불어 제도적 보호방안까지 언급해드렸습니다만, 이해를 위해, 보다 더 구체적인 설명을 해드리겠습니다. 대표적으로 현재 상용화되고 있는 DRM을 예로 설명하겠습니다.
DRM이란 암호화기술을 이용하여 디지털 콘텐츠를 안전하게 보호함으로써, 콘텐츠 저작관련 당사자의 권리와 이익을 지속적으로 보호하고 관리 하는 기술입니다.
즉, DRM방식을 이용하게 되면 디지털콘텐츠는 저작권자가 지정한 판매방법과 함께 포장되어 암호화되기 때문에, 콘텐츠를 이용하고자 하는 사용자 입장에서는 저작권자가 지정한 판매방법을 만족시켜야만 콘텐츠의 이용이 가능하게 됩니다.
이러한 DRM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암호화기술입니다. 기존의 경우처럼 ID와 비밀번호만을 사용하게 되면 ID와 비밀번호를 공유함으로써 콘텐츠를 손쉽게 불법적, 악의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소지가 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항하기위해 DRM 암호화 방법은 공개키 기반구조의 개인키처럼 개인 비밀 키를 컴퓨터에 내장하고 이를 사용하는 방식을 취합니다. 또한 DRM은 ‘콘텐츠 사용규칙 제어기술’ 이라는 사용 승인된 조건에 따라 콘텐츠의 사용횟수와 형태, 사용기간 제3자양도 등을 제어 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보다 더 효과적으로 보안을 유지 할 수 있게 됩니다. DRM은 하나의 예시에 불과하고, 앞서 발표자가 발표한 것처럼, 디지털워터마킹이나 DIO 방식 등 현대 저작물의 기술적 보호방안 또한 엄격히 불법복제, 저작물의 훼손 등을 방지하기 위한 기술적 기반이 마련된 상태입니다.
다만, 앞에 토론자의 마지막 견해처럼 기술 장치에 의한 우리나라의 대응은 아직까지 매우 미흡한 수준이므로, 향후 기술 장치에 대한 효율적인 보호기준 마련에 보다 더 힘을 써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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